보내는 기사
美 에볼라 감염자 비행기 탑승…불안 확산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발병 하루 전에 탑승… 132명 조사
치료진서 두 번째 감염자 나오자 미국 의료체제 전반에 불신 확산
"던컨, 일반 환자와 같은 방에 입원" 간호사협회, 텍사스 병원 실상 공개
“의사들이 며칠 더 허둥대면 미국 사회는 집단 히스테리에 빠질 수도 있다”(뉴욕타임스) “에이즈 확산 초기처럼 무지에 따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워싱턴포스트)
미국 내 두 번째 감염자 발생으로 미국의 에볼라 대응전선이 맥없이 무너지자 미국 사회에 에볼라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단순 발열ㆍ구토를 에볼라로 지레 짐작한 의심병 환자들이 응급실로 몰려들거나, 사람을 만나기 싫어 지하실로 은둔하는 경우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미국 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의료 전문가인 폴 슬로빅 박사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보건ㆍ방역 당국자들이 향후 몇 주일간 매우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며 “더 이상 신뢰를 잃으면 이후 어떤 설명을 해도 대중이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슬로빅이 우려한 대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라이베리아에서 감염돼 미국에입국한 뒤 숨진 토머스 에릭 던컨을 치료했던 간호사 앰버 빈슨(29)이 두 번째 전염자로 확인된 데다, 그가 의심증상을 보이기 하루 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댈러스행 항공기에 탑승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당시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 132명을 추적 조사 중이다.
이날 일부 학교에선 교직원과 학생들이 에볼라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휴교를 하기도 했다. 텍사스주, 오하이오주의 일부 학교는 해당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이 빈슨과 다른 시간대이긴 하지만 같은 항공기에 탑승했다는 이유로 학교 문을 닫았다. 빈슨이 탑승했던 항공기는 다음날에도 5차례 비행했으며 빈슨이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고 난 후 격리조치 됐다.
회원 18만여명의 미국간호사연합(NNU)이 치료 대신 도리어 병을 키운 텍사스건강장로 병원의 실상을 공개하면서 미국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도 가중되고 있다. NNU에 따르면 이 병원은 에볼라 환자 대처 요령 지침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고 그마저 수시로 바꿔 혼란을 줬다. 또 보호장구를 완벽하게 지급하지 않아 간호사들이 초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던컨이 에볼라 증상으로 응급차에 실려 왔을 때도 바로 격리 수용하지 않고 몇 시간 동안 최소 7명의 일반 환자와 같은 방에서 지내도록 내버려 둔 것도 확인됐다.
증폭하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한 마크 롤링 댈러스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할 수 있다”며 댈러스 지역의 추가 감염자 발생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댈러스카운티는 15일 “에볼라가 상당한 피해와 부상, 생명의 위협을 줄 잠재적 위험이 있다”며 “행정집정관 회의에서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표결로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핵심 참모들과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뒤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훨씬 더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며 에볼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감기처럼 널리 퍼질 위험이 큰 상황은 아니다”며 “나도 에모리대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한 간호사들과 악수와 포옹을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요 언론은 시민들의 불안을 전하면서 에볼라가 ▦홍역이나 사스처럼 공기로 전염되지 않고 ▦사망자가 한 명에 불과할 정도로 미국 내 감염이 초기 단계인 점을 강조하면서 냉정하고 침착한 대응을 주문했다. 애완동물이 감염경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CDC 당국자를 인용해 애완동물이 에볼라를 앓거나 사람에게 전파시킨 사례는 지금까지 한 건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15일 현재 에볼라 감염자는 8,997명, 사망자는 4,49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서아프리카에서는 병상이 부족해 할 수 없이 가정에서 치료하는 것이 감염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WHO는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