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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박작업 인원 늘리고 화물차 중량 일일이 확인, 승객 승선 절차도 깐깐하게… 신분증 3차례 검사

입력
2014.10.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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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충원 부진 인천터미널에 4명뿐

9일 오전 전남 목포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정박된 제주행 여객선 씨스타크루즈호(2만4,000톤급)에선 목포항운노조원 40명이 차량 고박 작업을 하느라 분주했다. 타이어 밑에는 고임목을 댔고 화물차는 앞뒤 타이어 2개를 체인으로, 승용차는 벨트로 묶었다. 출항은 오전 9시로 예정됐지만 화물차는 오전 6시 30분, 승용차는 오전 7시 30분까지 여객터미널에 도착해야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강조돼 고박 등 사전작업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고박 작업에 동원되는 인원도 참사 이전보다 10명이 늘었다.

화물칸 통행로 확보를 위해 주차 간격을 넓히면서 참사 전 화물차 150~160여대, 승용차 90~100여대를 싣던 것이 현재는 각각 100여대, 60여대로 줄었다. 눈 짐작으로 화물차, 화물 무게를 대중하던 일도 없어졌다. 모든 화물차는 총중량을 계근한 확인증을 제출해야 배에 오를 수 있다.

승객 승선 절차도 까다로워졌다. 형식적으로 승선권 발권 때만 했던 신분증 검사도 선사 직원에 의해 매표소와 개찰구, 여객선 앞에서 3차례 이뤄진다. 신분증 확인이 반복되다 보니 불편과 불만을 호소하는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해양경찰관과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자의 점검도 강화됐다. 참사 이후 최대 2명의 운항관리자가 출항 2시간 전부터 화물 적재 상태 등을 점검하고 승선인원, 화물 총중량 등을 확인한 뒤 출항시키고 있다. 세월호의 경우 운항관리자가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해 문제가 됐다. 당시 운항관리자는 현장점검 없이 출항 후 선장이 전화로 통보하는 내용을 토대로 허위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특히 세월호 선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운항관리자가 한번도 현장에서 안전점검을 한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참사 직후 운항관리자가 배 밖에서 만재흘수선 초과(화물 과다 적재) 여부만 확인한다는 선사들의 증언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참사 이후 여객선의 화물 과적과 고박, 승선 절차 등에 대한 감독·점검이 강화됐지만 여객선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고 승객과 선원 등 승선원 관리에도 여전히 허점이 존재했다.

지난해 4월부터 운항한 부산~제주 여객선 서경파라다이스호(6,626톤급)와 서경아일랜드호(5,223톤급)는 참사 후 이용자 수가 절반 아래로 뚝 떨어져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선사인 ㈜서경카훼리에 따르면 여객선별로 평일 기준 150~180명이던 이용자 수는 50~70명으로 급감했다. 이용자가 줄면서 선내 레스토랑도 7월 문을 닫고 말았다

대학생 정상봉(26)씨는 “지난달 학과 졸업여행 때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갔는데 부모님들이 반대를 많이 했고 학교 측에서도 ‘꼭 배를 타야 하느냐’고 걱정을 했다”며 “많은 인원이 움직여야 해 배를 탔는데 배가 너무 오래돼 불안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해경에 따르면 현재 승선원 관리는 선사 측이 전담하고 있으며 발권자 명부와 배에 탄 여객 명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여객 명부는 선사 측에서 승객들이 여객선에 오르기 전 회수한 승선권을 토대로 작성돼 배가 출항한 후에야 확인이 가능하다. 결국 발권자 명부에만 의존하다 보니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인천해경 관내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실제 승선인원과 출항 전 해경 등에 보고된 승선인원이 일치하지 않은 사례가 2차례 발생했다.

여객선 출항 전 안전점검을 맡는 해경의 인력 충원은 여전히 안되고 있다. 제주행 화물선과 백령·연평도 등 서해 5도 여객선이 오가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 배치된 해경 인력은 현재 4명에 불과하다.

인천해경서의 한 관계자는 “(스캐너와 프린터, PDA가 결합된 형태의) 승선권 리더기가 보급되면 현장에서 발권자와 여객 명부를 확인해 실제 승선인원을 알 수 있지만 리더기 가격(120만~200만원)이 고가인데다 관련 법규도 없어 선사 측에 구입을 권고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해경 관계자는 “직원들이 휴일에도 나와 화물 과적과 고박 등을 점검하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인원은 부족하고 점검할 곳은 많아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박경우기자 gwpark@hk.co.kr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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