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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vs 이인제… 與 혁신위發 잠룡 경쟁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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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72시간 뒤 자동 가결과 세비 동결·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등
金 위원장 혁신안에 李 최고의원 제동, 김무성 대표는 의견 없이 청취만
새누리당 보수혁신 특위가 13일 당 최고위원회에 첫 혁신안을 보고했지만 일부 최고위원의 반발로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순탄치 않은 행보를 예고했다. 혁신안을 두고 대선주자간 이해가 엇갈려 내홍을 촉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김문수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도 세비 동결을 비롯해 체포동의안 개선 및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등의 1차 혁신안을 보고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최고위에서 체포동의안 문제에 대해 우려가 나왔으나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공개 회의 당시 이인제 최고위원은 작심한 듯 혁신안 3가지에 대해 조목조목 반대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동의안 개선과 관련, 국회에 보고된 후 72시간이 경과하면 자동 가결로 간주하는 방안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위헌 소지가 있는 과잉 입법이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크게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취지로 반박해 논쟁이 벌어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최고위원은 세비 동결안에 대해서도 국회의원뿐 아니라 장ㆍ차관급까지 적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의원 세비가 장관과 차관급 보수 사이의 액수인데 국회의원 세비만 동결되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최고위원은 또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당 최고위는 혁신안을 두고 이견이 표출되자 최종 확정을 미루고 관련 내용을 소속 의원 전원에게 송부한 뒤 추후 의원총회에서 최종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과 이 최고위원간 논쟁을 두고서 당 안팎에서는 단순한 법리적 차원의 의견 충돌을 넘어서 혁신위 발(發) 잠룡간 경쟁의 서막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 최고위원이 혁신안에 제동을 건 데는 김 위원장이 주도하는 혁신안이 정치 현실을 도외시한 채 지나치게 선명성만 강조하는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불만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의 개선안(정가 판매만 허용)을 뛰어 넘는 혁신위의 초강수안지만, 당 일각에선 “정치자금 모금이 힘든 의원들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개선책”이라는 부정적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후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가결되는 방안도 혁신위 내부에서조차 법리적 논란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 최고위원과 김 위원장간 논쟁을 듣기만 할 뿐 특별한 의견은 개진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하지만 김 대표도 ‘72시간 경과 후 자동 가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이 이날 중국행 비행기에 함께 몸을 실었지만 추후 혁신안 논의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혁신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회의 모습은 앞으로 혁신위가 내놓을 안에 대한 잠룡간 반응의 축소판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험난한 행보를 걸을 게 눈에 선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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