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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볼라 공포 확산

입력
2014.10.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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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금지·정밀조사 피하려 한 듯… 임산부 환자 병원 옮기는 일 도와

현지 취재 美 카메라맨 또 감염, 곧 본국 이송

미국 내 첫 에볼라 확진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이 지난달 라이베리아에서 출국하며 거짓말을 해 미국 입국이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난데다 미국인 감염자가 추가로 발견돼 미국내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라이베리아 항공 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어 던컨이 지난달 19일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로버츠국제공항에서 출국하며 “에볼라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최근 21일간(에볼라 최대 잠복기) 접촉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아니다”라고 답했다고 2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공항관리국 이사회 의장인 비냐 케셀리는 “던컨이 질문지에 거짓말을 했다”면서 “사실대로 대답했다면 우리는 즉각 정밀검사를 의뢰하고 그를 출국 금지 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던컨은 출국 나흘 전인 지난달 15일 에볼라에 감염된 19세 임산부를 병원으로 옮기는 일을 도왔다고 임산부의 부모 등이 전했다.

던컨의 행적과 보건 당국의 안일한 대응도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던컨과 접촉한 사람의 수는 당초 추정된 12~18명에서 최대 100명으로 늘어났다. 던킨이 머물던 아파트에서 그가 사용하던 물건이 제거되지 않는 등 보건 당국의 어설픈 대응도 반복돼 미국 국민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라이베리아에서 일하는 미국인 프리랜서 카메라맨 아쇼카 머크포(33)가 에볼라 감염 확진을 받고 미국으로 이송될 것으로 2일 알려지며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NBC 방송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머크포가 전날 피로감과 통증 등 증상을 보였다”면서 “그는 즉시 스스로를 격리한 후 국경없는의사회(MSF) 치료 센터를 찾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머크포는 MSF 치료센터를 찾아 에볼라 감염 여부를 검사한 지 12시간만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머크포는 지난달 30일부터 몬로비아에서 NBC 의학 부문 편집장 낸시 신더만 등 직원 4명과 함께 에볼라에 대해 취재하던 중이었다. 신더만은 NBC와의 인터뷰에서“머크포와 접촉한 직원들은 별 다른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이들 역시 미국으로 송환돼 21일간 격리될 방침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불안감 확산에도 불구하고 에볼라 바이러스의 미국 본토 추가 유입 방지를 위해 서아프리가 지역 등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나 새로운 공항 검색 시스템 도입 등의 계획이 아직 없다고 2일 밝혔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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