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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발생' 美 당황…확산 가능성은 낮아

입력
2014.10.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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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라이베리아서 귀국 26일 병원 찾았지만 발견 못해

28일 재진료받고 30일 확진 판정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전염병 전문의 에드워드 굿맨 박사(왼쪽)가 미국 내에서 첫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진단 환자가 발생했음을 밝히고 있다. 미국인 의사 등이 라이베리아 등에서 의료 지원 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받고 미국으로 후송된 경우는 몇 건 있었지만, 미국 내에서 에볼라에 감염됐다는 확진이 나온 것은 처음. 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전염병 전문의 에드워드 굿맨 박사(왼쪽)가 미국 내에서 첫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진단 환자가 발생했음을 밝히고 있다. 미국인 의사 등이 라이베리아 등에서 의료 지원 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받고 미국으로 후송된 경우는 몇 건 있었지만, 미국 내에서 에볼라에 감염됐다는 확진이 나온 것은 처음. 연합뉴스

자국 본토에서 첫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국은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에볼라 의심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는지 조사하면서 에볼라 확산 차단에 나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텍사스주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에볼라 의심 환자가 에볼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CDC의 설명에 따르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환자는 에볼라가 발병한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를 여행하고 9월 19일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 다음 날 도착했다. 이후 친척을 방문했고, 4~5일 후 에볼라 의심 증상인 고열과 구토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26일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해 28일 다시 진료를 받고 싶어했고,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 격리 수용된 채 치료를 받았으며 혈액 검사를 통해 30일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토마스 프라이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30일 미국 애틀랜타 CDC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 확진 판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토마스 프라이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30일 미국 애틀랜타 CDC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 확진 판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토마스 프라이든 CDC 국장은 “이 환자가 26일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에볼라인지 알아채지 못했고, 바로 귀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열, 메스꺼움과 같은 에볼라 초기 증상을 다른 병으로 오인하기 쉽다”며 “공공의료전문가들이 수개월간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환자가 유사 증상을 보일 경우 여행기록을 잘 살펴보고, 특히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기니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이 더욱 꼼꼼히 환자의 증세와 여행기록을 살펴봤다면 이 환자를 이틀 가량 먼저 격리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환자가 어떻게 에볼라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나 당국은 에볼라 확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프라이든 국장은 “이 환자가 라이베리아에서 미국으로 출발할 때 고열이 있는지 검사를 받은 뒤 탑승했고, 기내에서도 아프지 않았다”며 “에볼라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이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탄 다른 탑승객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CDC는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현지 공항 당국과 협조해 비행기 탑승객의 체온을 전부 검사한다”며 “고열이 감지된 사람은 따로 에볼라 테스트를 하고, 에볼라 가능성이 있는 경우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CDC는 추가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CDC는 댈러스에 조사원들을 급파해 이 환자의 가족과 친구를 포함, 가까이 지내면서 직접 접촉해 유사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프라이든 국장은 “이 환자가 접촉한 사람은 몇 명 안 되지만, 환자가 에볼라 증상을 보이는 동안 함께 있었던 가족은 감염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보건관계자는 “추가로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당국은 환자와 접촉해 감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추적해 에볼라 잠복기간에 해당하는 21일 동안 매일 마다 증상을 확인할 계획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 대부분은 8~10일 정도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고열이나 의심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즉시 격리해 에볼라 감염 여부 검사를 진행한다. 만약 양성으로 확인되면 격리 치료를 진행하고,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주변 사람을 추적 조사해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똑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프라이든 국장은 “이런 과정이 확실히 믿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시민들의 동요를 방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는 공기, 물, 음식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고, 환자의 체액을 직접 접촉할 때만 전염된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중보건 인프라와 의료진을 보유해 에볼라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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