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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재건' 새기고 세월호 추모리본 철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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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 반공 프레임 노골화, 美 군정 시절 백색테러 조직 자처
극우단체의 집단행동이 도를 넘고 있다. 가족을 잃고 시름에 빠진 세월호 참사 유가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하고, “시체 장사를 하느냐”는 폭언을 한 것도 모자라 희생자를 추모하는 리본 철거까지 나섰다. 리본 철거에 앞장선 단체는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이하 재건위)’. 1940년대 반공폭력조직을 재건하겠다는 이들의 주장에 사회 혼란을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재건위 회원 5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희생자 추모 리본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론분열의 중심에 서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 단원고 일부 유가족과 불순한 반정부 선동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서울시와 정부를 대신해 노란 리본을 떼서 서울시에 영구보존을 요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추모 리본을 제거하려던 이들은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저지해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 리본을 철거하겠다고 밝혀 충돌을 예고했다.
이들이 재건을 주창한 서북청년회는 1946년 미 군정 당시 북한에서 월남한 청년들이 주축이 돼 서울에서 조직한 반공주의 청년단체로 좌파 요인 테러 등을 자행했다. 제주 4ㆍ3 항쟁 당시 시민 약탈과 탄압에 앞장섰던 폭력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정함철 재건위 대변인은 “당시와 똑같이 폭력적으로 행동하자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활동방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이들이 세월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종북으로 몰고, 대화보다는 폭력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후지이 다케시 성균관대 동아시아연구원 연구실장은 “서북청년회가 정식 명칭인데 서북청년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을 보면 조직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대공 투쟁이라는 막연한 이미지만 있는 듯하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때려잡아야 할 빨갱이로 규정하고 반공 프레임을 노골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폭력적인 극우 반공조직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 자체로 자신들을 반대하면 폭력적인 방식으로 짓밟겠다는 경고”라고 분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배성관 위원장, 정함철 대변인 외에도 세월호특별법 반대집회를 해온 엄마부대의 주옥순 대표, 박근혜 써포터즈의 김동렬 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서북청년단 재건에 뜻을 같이 하는 구국 청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며 보수 청년들의 결집을 유도하기도 했다. 배 위원장은 멸공산악회장과 지난해 보수 우파단체들의 ‘6ㆍ15 남북공동선언 폐기, 5ㆍ18 규명 국민전선 창립대회’ 사무총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앞서 27일 보수단체들이 만든 ‘세월호 국민성금 반환운동본부’는 서울 중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듀 세월호’라고 적힌 깃발을 불태우기도 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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