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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치료제 에볼라에도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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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가 창궐 중인 아프리카 서부 라이베리아의 시골에서 한 의사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에볼라 환자를 살리기 위해 에이즈바이러스(HIV) 치료제로 환자들을 치료한 결과 효과를 보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고비 로간이라는 의사는 에볼라에 걸린 15명의 환자에게 ‘라미부딘’이라는 에이즈 치료제를 투약했고 2명만 빼고 모두 생존해 치사율이 13%에 불과했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에볼라바이러스 치사율 70%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로간에게는 환자들이 쇄도하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투브만부르그에 있는 에볼라치료센터 밖에서는 로간의 치료로 살아 남은 환자 4명이 일반인들과 에볼라 환자를 격리시킨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에볼라에 감염돼 한바탕 홍역을 앓았던 23살의 엘리자베스 쿤두는 “에볼라에 걸린 뒤 위가 매우 아팠고 몸이 약해져 수시로 토하곤 했다”며 “의료진이 준 약을 먹고 곧 괜찮아졌다”고 체험담을 전했다. 에볼라에 감염됐던 쿤두와 12명의 환자들은 에이즈 치료제인 라미부딘을 처방 받은 덕분에 살아 남았다. 특이한 점은 병에 걸린 후 모두 5일 이내에 라미부딘 처방을 받았다는 점이다. 숨진 2명의 환자는 5일에서 8일 사이에 처방이 이뤄졌다. 로간은 “환자들이 일찍만 온다면 이 약은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물론 로간은 라미부딘이 간이나 다른 장기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있다. 그럼에도 워낙 빠른 속도로 에볼라 감염에 따른 희생자가 늘고 있어 로간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로간은 “과학적 실험을 거쳐야만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는 미국 연구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들은 지금 죽어 나가는 데 연구를 이야기할 시점이냐”며 “이건 의사로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의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에볼라 치료에 에이즈바이러스 치료제를 사용한다는 착상은 두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자기복제를 한다는 과학저널의 글을 읽은 후였다. 처음 로간은 ‘아시클로비르’라는 치료용 약물을 에볼라 치료에 사용했지만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다음으로 라미부딘을 보건업 종사자에게 사용했고 하루가 조금 지나자 증상이 호전되면서 생존 조짐이 나타났다.
안소니 파우치 미국 국립면역전염병연구원 원장은 “이론적으로 로간의 접근 방식은 몇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원장은 CNN에 출연해 “에볼라 치료에 대한 로간의 접근 방식이 추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로간에게 이메일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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