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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별명 지닌 4선 의원 "여야 적대정치 청산 위해 싸우겠다"

입력
2014.09.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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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주의 없고 패권주의만 기승, 보혁 서로 보완하는 대안모델 모색"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62ㆍ전남 여수) 의원은 국회 내에서 손꼽히는 의회주의자다. 종교철학을 전공했고, 평화관련 단체에 오래 몸 담았다. 그래서일까, ‘싸움판’ 국회에서 ‘평화와 타협’을 주장하는 몇 안 되는 의원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여당과 ‘잘 싸우는’ 의원이 부각되는 야권에서 곧잘 타협을 주장하다 보니 김 의원은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손가락질도 적잖이 받아왔다.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함께 남ㆍ북ㆍ러 경협사업인 ‘나진ㆍ하산 프로젝트’시찰을 위해 러시아를 다녀온 것을 두고서도 비딱한 시선도 나온다. 야당이 국회 정상화에 동의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주의자’ 김 의원은 그러나 2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그런 식의 시각과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한 쪽이 죽어야 사는 것처럼 싸우는 게 우리 정치의 비극”이라며 “남은 정치기간 진보ㆍ보수의 적대적 관계 청산을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회 파행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과 함께 시찰을 다녀온 데 대해서도 “세월호 특별법 이슈를 문제 삼아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지 않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며 “통일ㆍ외교 문제는 여야가 편을 가릴 수 없는 문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시찰 과정에서 같은 당 심재권 의원과 함께 5ㆍ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여야 공동으로 내자는 제안도 했다. 김 의원은 “명시적 해제는 힘들더라도 내용적으로 5ㆍ24조치를 해제하자는 데 여당 의원들도 긍정적이다”며 “국민이 진저리치는 이념 싸움에서 벗어나, 국민 행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치가 나가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0년 한나라당이 야당과의 몸싸움 끝에 ‘4대강 예산’이라 불린 새해 예산안을 강행처리 하자 본회의장 앞에서 3,000배를 한 일화로 유명하다. 여당에 항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회가 폭력사태를 빗은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의미에서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여야가 극단적 충돌을 빚었을 때도 협상론을 주장했다.

말하자면, 여야의 진영주의를 벗어나 ‘성숙한 중도’를 뜻하는 ‘중정(中正)’의 정치를 펴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우리정치에서는 중간에서 화해를 하자고 하면 회색분자라 비난한다. 진보진영에서도 중도로 가는 것을 변절이라고 하는데, 선명성으로 포장된 독단주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진보ㆍ보수가 상보적 관계가 되도록 당 안과 당 밖에서 새로운 대안정치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성곤 의원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미 템플대에서 종교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사무총장 등으로 일하다 96년 15대 총선에서 전남 여수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조정으로 지역구 의석이 줄자 김충조 전 의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불출마했다. 2002년 17대 국회에 재 입성 한 뒤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18, 19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돼 4선 고지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통일위원장ㆍ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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