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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혁신위는 잠룡들만의 리그냐"

입력
2014.09.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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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홍준표 나경원 등 비박 대선주자급 대거 참여 전망

"파워게임에 제대로 굴러가겠나" 친박계·초재선 등 비판 고조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이 23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접견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이 23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접견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에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나경원 의원 등 비박계 잠룡들이 다수 합류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참여로 혁신위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지만, 당 혁신이란 발족 취지와 다르게 차기 대선주자들의 각축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박 잠룡들 합류

24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문수 위원장은 최근 전직 혁신 관련 위원장 자격으로 원희룡ㆍ홍준표 지사와 나 의원 등의 합류를 요청했고 이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김 위원장과 회동해 이들을 포함해 9명을 추가로 내정하는 혁신위 인선안을 협의했으며 25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정식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앞서 원 지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혁신위 참여를 제안 받은 사실을 전하며 “현직지사로서 제주도정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을 얘기하고 비공식적으로 자문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 지사와 나 의원도 합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직 지사들의 경우 도정 활동에 대한 부담으로 ?‘자문위원’ 형태로 제한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에 이들이 합류하면 김 위원장 및 김무성 대표까지 합쳐 비박계 잠룡들이 결집하는 모양새가 된다. 당 혁신의 추진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총선 뿐만 아니라 대선 관련 경선 룰까지 다루면 당 혁신은 뒷전인 채 차기 주자들간 ‘파워 게임’ 양상을 빚을 수 있다. 혁신위 참여가 확정된 일부 초ㆍ재선 위원들은 이날 “대선주자급들이 대거 참여하면 제대로 된 혁신 논의가 가능하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박계 위주의 혁신위 구성에 대한 친박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친박계 중진인 유기준 의원은 “일부러 한쪽(비박)만 골라서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건 정말 이상한 인선이고 혁신위를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외부 혁신 위원으로는 소설가 복거일씨와 서경교 한국외대 교수, 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고문, 문진국 전 한국노총 위원장, 김영용 전 한국경제연구원장,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 등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체포특권 개선과 오픈프라이머리 논의 등 혁신위 내용에 포함될 듯

한편, 혁신위는 당 혁신 과제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당 체질 개선, 공천 개혁 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날 불체포특권 개선 방안을 거론하며 “국회의원이 영장실질심사에 나가기 위해서는 체포 과정이 꼭 필요한데, 자진 출석도 가능하게끔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과 관련해 기존 무기명 투표에서 기명으로 전환해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체질 개선 과제로는 지역 의정활동을 평가해 공천에 반영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특히 공직자 후보 선출과 관련해, 여야가 동시에 국민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을 총선 뿐만 아니라 대선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당내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때 당원과 국민 여론이 50 대 50으로 반영되는 기존의 경선 방식 대신 100% 국민 여론으로 결정되는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혁신위가 대선 경선 룰까지 다루면 차기 주자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릴 수 있어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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