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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연금개혁 논의조차 못하게 막는 전공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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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이 추진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초장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어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무원 연금개혁 정책 토론회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방해로 무산됐다. 노조원 200여명이 회의장 앞 좌석을 차지하고 “연금개악 중단”, “새누리당 해체” 구호를 외쳤고, 일부는 욕설을 하고 호루라기를 불며 김무성 대표를 규탄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일반 국민의 수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 앞에선 여느 사사로운 이익집단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는 현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연금학회와 새누리당이 이날 토론회에 부칠 개혁안에 대해 공무원들의 불만이 없을 수 없다. 개혁안은 2016년부터 10년에 걸쳐 현행보다 43% 더 내고 34% 덜 받게 설계돼 있다. 지급 연령도 61세에서 65세로 늦추고, 기존 퇴직자에게도 수령액의 3%를 재정안정화 기여금 명목으로 떼기로 해 사실상 지급분을 깎았다. 2016년 이후 임용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같은 부담과 혜택을 적용하는 대신 퇴직수당을 일반회사원 퇴직금 수준으로 올려주기로 했다. 이 같은 개혁안이 현실화한다면 공무원들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주는 건 사실이다. 전공노가 이날 토론회 무산 후 “전ㆍ현직 및 미래의 공무원에게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내용” “연금을 용돈 수준으로 전락시켜 공무원의 노후를 불안하게 하는 개악”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이유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2001년부터 기금이 고갈돼 국가에서 세금을 투입해 부족분을 채워주고 있고, 그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공무원 한 명당 4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 공무원 근속연수와 기대수명 증가로 부채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더 이상 공무원의 연금 특혜를 위해, 그들의 안락한 노후보장을 위해 하루하루가 팍팍한 일반 국민에게 적자를 메워달라고 손을 벌려서는 안 된다. 지속 가능한 연금시스템 정착을 위해 개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공노는 다음달 1일 여의도에서 1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투쟁강도를 높여 갈 예정이라고 한다. 불만이나 문제가 있다면 합리적 주장이나 토론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펴고, 정치권에 건의하는 것이 공무원의 바른 자세다. 개혁의 큰 흐름에 동참하면서 자신들의 이해를 조정해 가는 것이 공복(公僕)의 자세다. 새누리당도 공무원노조에 대화의 문을 열고 이들의 합리적 주장을 최대한 수용하되, 국민 희생을 전제로 자신들의 기득권만 지키려는 행위에는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집권여당이라면 당당하고 흔들림 없이 연금개혁안 실현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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