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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위 다시 삐걱… 한국노총 "모든 회의에 불참할 것"

입력
2014.09.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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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공공기관 정상화' 의제 갈등

지난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이하 노사정위)에 복귀했던 한국노총이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 의제 채택을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으로 노사정위의 모든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8개월만에 재개된 노사정 대화는 시작부터 파행을 맞게 됐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과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정상화 대책에 대한 논의 없이는 어떠한 노사정 대화에도 나서지 않겠다”며 “기존 합의안 외의 추가합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린 노사정위의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의 첫 회의에 이병균 사무총장 등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철도파업 당시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 강제진입에 항의하며 노사정위를 탈퇴했던 한국노총은 지난달 노사정위에 공공부문 회의체(공공부문발전위원회)를 만드는 것을 조건으로 복귀했다. 한국노총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개혁에 노동계 입장을 담아달라고 요청했고, 최경환 부총리의 경제팀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대화가 재개됐었다. 노사정위에 공공부문발전위,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산업안전혁신위원회 등 3개 회의체 신설하는 방안에도 합의가 이뤄졌다.

그런데 17일 처음 열린 공공부문발전위 회의에서 한국노총과 정부가 의제 채택을 놓고 맞서면서 문제가 생겼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추진중인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을 논의 의제로 채택하자”고 주장했으나 정부는 “이미 시행중인 사안을 논의하면 현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회의는 2시간 설전이 오간 끝에 노동계 위원 3명이 퇴장하는 파행을 겪었다.

최광해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애초에 공공부문 발전방향에 관한 논의를 하기로 합의한 것이지 정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논의에 합의한 적은 없다”며 “공공기관에 대한 2차 평가를 앞두고 정부 정상화 대책을 중단하라는 노동계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주영 공공노련위원장은 “노사가 합의한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 이외에 추가로 정부가 추진하는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노동계와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첫 회의부터 묵살됐다”며 “이후에도 정부는 별다른 조정방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병균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사정위 파행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며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문제를 의제로 포함하기 전까지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등 각종 위원회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의 불참에도 노사정위는 이날 오후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첫 회의를 예정대로 개최했다. 다만 노동계 위원이 참석하지 않은 만큼 논의 의제는 확정하지 않았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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