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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서 反朴으로… 野 초·재선 강경파 돌변, 왜?

입력
2014.09.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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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취임 땐 든든한 원군, 독선·독단 잇따르자 등 돌려

"탈계파 내세우다 곤경 처하자 계파 수장 뒤 피신 모습에 실망"

새정치민주연합 긴급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등 당내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긴급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등 당내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을 주도한 중심 축으로 초ㆍ재선 중심의 강경파 의원들이 꼽힌다. 하지만 이들은 직전 원내대표 경선 당시 박 위원장을 적극 지지했던 그룹이어서 이들이 박 위원장에게 등을 돌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위원장이 5월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에는 특히 초ㆍ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의 지원이 컸다. 지난 2월 강경파 초ㆍ재선 의원 22명이 모여 발족한 ‘더좋은미래’는 전병헌 당시 원내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면서 조기 원내대표 선거를 주장하는 등 물밑에서 박 위원장을 도왔다. 원내대표 당선 이후에도 박 위원장 주변에서 원내부대표단과 상임위 간사 등 주요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박 위원장의 든든한 ‘백’이었던 강경파 초ㆍ재선들이 반기를 든 것은 최근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보인 박 위원장이 독단적인 모습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배재정 의원은 “민주적인 당 운영이 중요한데 박 위원장이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이나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당내 소통이 거의 없었다”며 “지금도 의원들은 언론을 통해야만 박 위원장 상황을 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 위원장의 소통 부재는 물론 보수인사 영입 등 정체성 혼란 등을 강하게 질타하고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당직을 맡은 한 강경파 의원도 “박 위원장이 당의 정체성과 무관한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문제를 의원들과 최소한의 의사소통 없이 결정하려 했다”며 “그런 독선적 리더십으로는 당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모임에 속한 다수 의원들은 박 위원장이 이상돈 교수 영입 과정에서 특정 계파보스와 상의한 것을 두고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만약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직을 빨리 내려놓고 의원총회를 통해 새 위원장을 뽑은 뒤 원내대표 직에 충실했다면 사태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 위원장의 욕심이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은 “탈 계파를 이야기했던 박 위원장이 결국 자신이 곤경에 처하자 계파 수장 뒤에 몸을 피하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 목소리로 “당의 재정비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 선출이 필요하다”는 입장는 입장이다. 은수미 의원은 “조속히 국회 운영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리더십을 세우고 당을 정상화 해야 한다”며 “박 위원장이 사퇴하고 새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세우면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 비례대표 초선 의원은 “비대위원장 추천위원회를 꾸려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 과정에서 의원총회를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과 합의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상호 의원은 “지금은 냉각기를 갖고 당내 분위기를 잠재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박 위원장과 그의 사퇴를 요구한 사람들 사이 관계를 누그러뜨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방안도 관철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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