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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내홍 틈타 초강수… 당청, 정국 기습돌파

입력
2014.09.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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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세월호 유가족 수사권, 내 결단사항 아니다"

與지도부는 靑초청 긴급회동…민생법안 조속처리 요청

국회의장, '26일 본회의·내달 1~20일 국감' 일정 직권결정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박근혜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무성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박근혜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무성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라는 유가족 주장을 거부하면서 세월호 정국 정면돌파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어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을 갖고 정면돌파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보조를 맞추듯 정의화 국회의장도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직권 결정하는 등 새정치민주연합이 리더십 공백 상태에 빠진 틈을 타 당청이 기습작전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야권과 유가족이 강력 반발하면서 세월호 대치 정국은 더욱 가팔라지거나 장기화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유가족의 수사권 및 기소권 요구에 대해 “그것은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근본원칙이 깨진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법치와 사법체계는 무너질 것이고 대한민국의 근간도 무너져 끝없는 반목과 갈등만이 남을 것”이라며 유족과 이를 지지하는 야권의 주장을 정면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이 그 동안의 침묵을 깨고 강경한 원칙적 입장을 천명한 것은 세월호특별법 논란으로 꽉 막힌 정국을 야권과의 타협 없이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여야의 2차 재합의안은 여당이 추천할 수 있는 2명의 특검 추천위원을 야당과 유가족의 동의가 없으면 추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특별검사 추천에 대한 유족과 야당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여당의 권한이 없는 마지막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여야의 재합의안을 여권이 양보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못박은 것으로, 더 이상 유족 측과의 협상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회에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가)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며 야권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날 오후 4시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와 전격 회동해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가 민생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등 야권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진상규명을 하지 않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유가족도 기자회견을 통해 강력 항의했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26일 본회의 개최, 10월 1~20일 국정감사 실시 등의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직권 결정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야당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17일부터 단독으로 상임위를 소집해 법안과 예산 심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6일 본회의에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90여개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야권의 반발 등으로 정국이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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