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임박설' 박영선, 극적 '회군' 가능성은?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대로 고(Go)냐 유턴이냐."

'탈당 결행' 임박설이 돌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최종 선택지에 야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탈당 쪽으로 결심이 기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6일 들어 박 위원장의 심경에 변화가 있다는 '기류 변화설'이 조심스럽게나마 새어나오면서다.

비상대권을 쥔 사실상의 당수가 탈당하는 한국 정당사상 초유의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 속에 박 위원장을 설득해 '질서있는 해법'을 모색하려는 수습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박 위원장은 16일 사흘째 '칩거'를 이어가며 거취에 대한 막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날 오후, 늦어도 17일 중으로는 공식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며 "박 위원장의 선택은 '탈당'이 아니라 집단 괴롭힘, 정치적 인권탄압 상황으로부터의 '탈출'"이라고 탈당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외부인사 영입 무산 파동의 당사자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 위원장이 탈당 정도의 각오는 했다고 본다"며 "이 정당이 영국 노동당의 장기집권에 성공한 토니 블레어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본인도 더이상 정치할 의미가 없다고까지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의 한 핵심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변화의 기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인사는 "원만한 해결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박 위원장이 '잠행'을 깨고 의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 일단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을 만류하려는 설득시도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명예교수 영입 과정에서의 사전동의 여부를 둘러싸고 혼선을 빚었던 문재인 의원도 박 위원장 접촉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의 대변인격인 윤호중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문 의원이 직전 대선후보로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당내 문제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 역시 사실"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비대위원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김부겸 전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전당대회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며 "중진들이 나서서 박 위원장을 만나 말려야 한다"고 중진 역할론을 강조했다.

4선 중진인 신기남 의원도 트위터글에서 "박 위원장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정통 야당은 원래 설왕설래가 빈번하다. 진정한 여론의 무게가 어디에 있는지 잘 살펴 균형감 있는 행보를 해주길 바란다. 자중자애"라고 탈당을 말렸다.

원내대표 사퇴 촉구를 결의한 민평련 소속의 설 훈 의원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사퇴 요구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박 위원장은 우리가 보호해야 할 인적 자원인만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고 했다.

원내대표단과 당직자들도 이날 박 위원장과의 만남을 재시도하며 설득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이미 탈당 쪽에 깊숙이 발을 담근 상황이어서 이제 와서 회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결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