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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박영선' 놓고 물밑 계파 수싸움 치열

입력
2014.09.16 11:29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으로 정기국회와 세월호특별법이 표류하는데도 정작 당내에서는 후임 비대위원장을 노린 계파들의 수싸움이 물밑에서 치열하다.

겉으로는 박 위원장의 세월호특별법 협상 실패와 외부 인사의 공동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불거진 독선적 리더십이 거취 논란의 핵심이지만, 이면에는 차기 당권을 노리는 계파별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비대위원장은 내년 초 전당대회 룰과 각 지역위원장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 대표 선출은 물론 총선 공천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박 위원장은 지난 12일 문희상 정세균 김한길 박지원 문재인 의원과의 회동에서 중진들에게 차기 비대위원장 선출을 부탁했으나, 계파 간 이해상충 등의 문제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과 가까운 당의 한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중진 회동에서 후임 결정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했던 중진들이 왜 서로 싸우고, 서로 후임 비대위원장을 세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 측 일각에서는 일부 중진들이 당시 후임 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가놓고, 뒤에서는 친한 의원들을 움직여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거취 문제가 탈당설로 번지면서 당과 국회가 사실상 멈춰선 가운데 계파별로 특정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밀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몇몇 중진들을 중심으로 비밀리에 후임 비대위원장 선출 논의를 진행하면서 '교황선출(콘클라베) 방식 등을 검토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흘리는 것 역시 '간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중도성향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위원장의 잘못과 별개로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정파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조경태 의원은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이 오게 된 데는 강경한 세력들, 계파로 특권화된 세력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면서 "다시 헤쳐모여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각자의 길을 선택해서 가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중도파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드러난 당의 고질적 문제는 정권교체를 지상과제로 생각하기보다, 당권 장악에 더 몰두하는 일각의 흐름"이라면서 "박 위원장이 취임 직후 강경투쟁 이미지를 벗겠다며 강경파의 역린을 건드린 이후 이들의 눈밖에 나 '식물 지도부'가 돼버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박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모임에 다양한 계파가 망라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계파싸움으로만 보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진성준 의원은 교통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의 상황이 무슨 계파 투쟁의 산물인 것처럼 인식되는데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하는 분들이 특정 계파에 소속된 의원으로 한정된 게 아니라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당대회와 연관지어 계파적 이해의 충돌로 이번 당내 상황을 설명하려는 것도 전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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