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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검토… 박영선, 사면초가 정면 돌파 승부수

입력
2014.09.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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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경쟁 따른 흔들기 분석

실제로 탈당 결행할지는 미지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4일 원내대표직 사퇴 뿐만 아니라 탈당까지 시사한 것은 자신에 대한 공개적인 퇴진 요구가 나오는 사면초가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이 실제 탈당을 결행하게 된다면 야권이 걷잡을 수 없는 격변에 휩싸일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12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영입이 불발되자 중진의원 5명을 만나 세월호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신에 대한 거취 논의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끌어내 사퇴 논란을 봉합하는 듯 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 “박 위원장이 계파 보스들 뒤에 숨는 꼼수를 부렸다”는 반발이 나오면서 비대위원장직에 이은 원내대표 사퇴론까지 급속히 확산됐다.

급기야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15명은 휴일인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의를 열어 박 위원장의 퇴진을 공식 요구키로 했다. 유승희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오늘 자리는 박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자리였고 참석자 전원이 같은 뜻”이라며 “자진사퇴 하지 않으면 공동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자신에 대한 사퇴 압박이 당권 경쟁에 따른 흔들기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상돈 비대위원장 카드’ 불발 과정에서 불거진 친노 진영과의 갈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친노그룹 수장인 문재인 의원에게 ‘이상돈 카드’에 대한 동의를 구했는데도, 친노 그룹을 중심으로 ‘이상돈 카드’에 대한 반발이 강하게 제기되고 문 의원도 뒤늦게 말을 바꿨다는 게 박 위원장 측 불만이다. 박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 당의 최대 주주인 문재인과도 상의했는데 여기서 다른 소리를 하면 박영선은 어디 가서 하소연을 하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

이에 대해 문 의원 측은 당내 반발과 정체성 문제 때문에 이 교수 영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주장해 진실 공방마저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문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안경환 이상돈 두 교수님께 참 미안하게 됐다”며 “처음부터 같이 모셨으면 또 당내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좀 매끄러웠으면 당 혁신과 외연확장에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쉽다”는 글을 올렸다. 문 의원이 ‘이상돈 카드’에 반대하지는 않았으나 박 위원장의 미숙한 영입 작업을 지적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 위원장이 이날 ‘탈당 검토’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지만, 실제 탈당을 결행할지는 미지수다. 박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사퇴 압박을 잠재우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당내 온건파를 중심으로 박 위원장의 거취 논란을 자제해야 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박 위원장의 우군 역할을 해온 박지원 의원도 이날 트위트 글에서 “박 위원장이 사퇴하면 해결되나요. 갈등은 또 시작된다”며 논쟁 자제를 촉구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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