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탈당까지 검토

'원내대표직 사퇴' 취지 발언

이르면 15일 거취 최종 발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영입 무산에 따른 혼란에 책임을 지고 탈당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또 측근들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새정치연합은 극도의 혼돈 상태에 빠질 공산이 커졌다.

박 위원장의 측근들은 14일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영입 무산으로 인한 혼란상을 극복하기 위해 탈당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전날 일부 핵심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며 비대위원장뿐 아니라 원내대표직까지 내놓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이래도 반대, 저래도 반대하는 상황에서 내가 이대로 할 수 있겠는가. 헤쳐나갈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이르면 15일 의원총회 등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최종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조만간 본인의 결심을 담은 친서를 소속 의원들에게 돌릴 것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 주변 인사들은 “지금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경우 당에 더 큰 혼란만 초래될 수 있다”고 만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영입 무산 이후 당내에서 파상 공격이 가해지자 탈당을 포함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유승희 노영민 오영식 최규성 최재성 우원식 이목희 홍영표 김용익 김현 도종환 은수미 이원욱 전해철 최민희 의원 등 15명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박 위원장의 퇴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유승희 의원은 “자진사퇴 하지 않으면 공동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위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소속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원내대표직 사퇴 투표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요구안을 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에서 동시에 물러난다면 새정치연합의 리더십은 진공상태에 빠지게 된다. 박 위원장이 탈당까지 결행할 경우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분당(分黨) 시나리오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