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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의장, 직권 개의 수순 밟나

입력
2014.09.1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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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일정 협조공문 운영위 전달, 15일 본회의 개최 강행은 힘들 듯

정의화 국회의장이 12일 국회에서 여야 상임위원장단과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정의화 국회의장이 12일 국회에서 여야 상임위원장단과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정의화 국회의장이 12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의사일정 협조공문을 보냈다. 추석연휴 이후에도 정기국회 파행이 계속되자 국회법에 따라 의장 직권으로라도 의사일정을 확정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조치다.

정 의장이 보낸 협조공문에는 ▦17~18일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 ▦19일부터 대정부질문 ▦26일 안건 처리 위한 본회의 ▦9월29일~10월18일 국정감사 ▦10월20일 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상임위 예산심사 착수 등의 의사일정안이 첨부됐다.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의 이번 조치를 정기국회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올해부터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상황에서 12월 9일 정기국회 종료를 감안하면 예산심사 착수 전에 일반 의사일정을 모두 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12월 임시국회 개최가 불가피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정기국회를 차질없이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17일부터는 어떤 식으로든 의사일정이 시작돼야 한다는 게 정 의장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국회의장 직권으로 의사일정을 확정하더라도 야당의 참여 없이는 정상적인 국회 진행이 힘들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실 관계자들은 “15일 본회의 개의를 압박하는 새누리당 지도부와 각을 세워가면서도 중립적인 입장을 지켜온 만큼 야당이 의사일정 조율에는 나설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로서는 정 의장이 세월호특별법 제정 문제와 관련한 여야 합의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15일 본회의 개최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91개 본회의 부의 법안 중 실제 민생과 밀접한 법안은 1~2건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본회의를 강행한다면 야당의 반발이 더 커지면서 정국 파행도 훨씬 심각해질 텐데 그 책임을 여당이 질 것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날도 지도부와 대변인단이 총동원돼 “15일 본회의를 열어 90여 개 법안을 상정하라”고 정 의장을 압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조경태 의원 등이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특히 내주에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는 엄포까지 놓으면서 정 의장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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