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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 위 박영선 거취 결단 내릴까

입력
2014.09.1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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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비대위 구성에 강한 의지… 의원 임명한 뒤 입장 밝힐 듯

강경파 "비대위원장 사퇴" 압박 속 온건파도 朴 줄타기에 불만 누적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추석 당일인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행사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추석 당일인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행사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세월호특별법 정국이 표류하면서 당 안팎의 반발에 부딪혔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 이후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연휴 이후에도 세월호 정국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비상대책위 출범도 지연되면서 비대위원장ㆍ원내대표 겸직 분리에 대한 압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선 비대위 구성 후 거취 밝힐 듯

박 위원장 측은 비대위원장 겸직 등 거취에 대해서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단 비대위 구성만큼은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 위원장 측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직에 연연해하지는 않지만, 당 혁신을 추진할 비대위 구성에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당헌ㆍ당규 상 대표 직무를 위임 받은 박 위원장만이 비대위 구성 권한을 갖고 있고, 박 위원장이 계파 색이 옅고 차기 당권에 대한 욕심이 없기 때문에 중립적인 비대위를 구성할 적임자라는 게 박 위원장 측의 주장이다. 박 위원장 측의 다른 인사는 “겸직 분리를 주장하면서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대부분 특정 계파와 가깝지 않느냐”면서 “그럴 경우 혁신 비대위는 고사하고 계파 나눠먹기 식 비대위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원의 면면을 보지도 않고 벌써부터 비대위 구성 권한과 위원장 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차기 당권주자들의 과도한 흔들기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을 마친 다음 겸직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내려놓을 경우 비대위원 중에서 위원장을 호선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비대위 구성 시기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엇갈린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비대위를 구성할 경우 당 혁신 작업이 답답한 세월호 정국과 맞물려 지지부진해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세월호 문제 해결이 기약이 없는 상태에서 비대위 구성을 마냥 미룰 수도 없다. 박 위원장 측 관계자는 “세월호 해법은 사실상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달려 있는 만큼 박 위원장이 조급하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결단 통해 정국 돌파해야”

하지만, 이 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제 박 위원장이 비대위를 직접 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겸직 분리를 제기한 중진의원과 초ㆍ재선 강경파를 중심으로 비대위 구성 전에 조속히 위원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세월호 협상 실패로 인해 박 위원장의 리더십이 이미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을 조정할 능력도 상실했다는 것이다. 한 강경파 초선의원은 “박 위원장의 독선적 결정으로 세월호 협상은 불발됐고 당무도 올스톱됐다”며 “박 위원장이 결단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이 정기국회 이후 강온파 사이에서 어정쩡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온건파들의 불만도 누적되고 있다. 온건 성향의 ‘민주당의 집권을 준비하는 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만찬회동을 갖고 추석 민심을 바탕으로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당내 각 세력들이 박 위원장의 거취에 민감한 이유는 비대위가 내년 초 전당대회 전까지 지역위원장 인선과 전당대회 룰 등 당내 권력지형 재편과 관련한 사안들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 거취에 대한 각 세력들의 견제가 차기 당권경쟁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한 원내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추석 연휴 동안 고민을 하지 않았겠느냐”면서도 “박 위원장이 대안 없이 물러날 경우 비대위를 두고 당이 사분오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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