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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추석 민심 들끓어야 세월호법 손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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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국회 집중 포화 속에도 지도부, 민생행보에만 열 올려
여야 협상 채널 교체 주문 속 "결국 대통령 나서야 타결될 것"
추석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세월호 정국 대치로 국회는 여전히 꽉 막혀 있다. 그러나 여야 공히 정작 문제의 본질인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는 손을 놓은 채 보여주기 식 민생행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추석 이후에도 국회 정상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세월호 외면한 채 면피용 민생행보만
그간 여야 정치권에선 “추석 연휴 전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매듭짓고 국회를 정상화시키자”는 암묵적 공감대가 있었다. 연휴를 넘기면 협상을 풀어낼 모멘텀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연휴를 목전에 둔 4일까지 여야 지도부 사이엔 세월호 협상과 관련해 어떠한 물밑접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족들과 3차 면담이 불발된 이후로 아예 ‘모르쇠’로 돌아선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협상 테이블에 끼워주지 않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손을 놓고 있다. 여야 공히 “추석 전 까지 여야가 따로 만나 극적 타결을 이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신 여야는 장외 설전만 펼치며 보여주기 식 민생행보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간 재래시장 등을 방문하며 세월호 문제와 거리를 둬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도 전북 무주에서 열린 태권도원 개원식에 참석하기 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월호 법 처리와 관련해 “양보할 만큼 했다. 낭떠러지에서 더 하면 떨어진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최근 남부지방 폭우로 가동이 중단된 부산의 고리원전 2호기 복구작업 현장을 둘러본 뒤 “4ㆍ16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이지만 안전 사회에 대한 어떤 국민적 다짐 없이 무작정 이렇게 대한민국호를 계속 굴러가게 하는 게 맞느냐는 회의를 많이 느끼고 있다”며 정부 여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여야는 5일에도 각각 인천 사할린동포복지회관을 방문하거나 용산역에서 귀향인사를 하는 별도의 일정을 잡아놔 여야 지도부가 따로 만날 계획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세월호 협상이 가로막히면서 국회 일정도 일절 멈춰 서버렸다는 점이다. 세월호 정국 대치로 19대 국회는 지난 5월 2일 이후 125일째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는 불임 국회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추석 민심 분수령, 새로운 협상 채널 요구도
물론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요동칠 민심이 정국 해소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여야 모두 전날 새누리당 송광호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방탄 국회라는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국 대치 상황을 마냥 지속하기는 부담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연휴 기간 여야가 지혜를 모아 추석 직후 세월호 법을 포함한 본회의 계류 법안 통과로 국회를 정상화시키자”고 15일을 정국 해소의 마지노선으로 제안하며 압박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추석 이후 협상 국면이 조성되면 여야 공히 기존 협상 채널을 바꾸거나 보강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이완구 박영선 원내대표 틀에서 이뤄진 2차례의 협상안이 유족들로부터 거부 당한 만큼 이런 파트너 체제로 다시 협상 테이블이 꾸려진다 하더라도 유족들이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이 경우 협상 동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의 직책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무성 대표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법 협상은 기본적으로 원내대표의 몫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저쪽에 당 대표가 있으면 서로 물밑대화도 하고 의견을 얘기하면 좋은데 (상대가 없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일정 부분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어도 ‘급이 맞는’카운터파트너가 부재해 나설 룸이 없다는 얘기다.
물론 세월호법이 더 이상 여야 협상 수준에서 타결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결국 새누리당은 대통령 눈치 보느라 못 움직이는 것인데 대통령이 추석 전에 유족과 국민들에게 선물을 주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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