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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철면피 국회

입력
2014.09.0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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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 파행 와중 비리의원 감싸기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이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송 의원이 체포동의서 요청 설명을 마친 뒤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황 장관이 애써 눈길을 피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이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송 의원이 체포동의서 요청 설명을 마친 뒤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황 장관이 애써 눈길을 피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철도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돼 정치권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정기국회가 파행된 가운데 ‘방탄국회는 없다’고 공언해온 새누리당은 정치적 이중성을 보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 무기명투표에서 총 투표수 223표 가운데 찬성 73표, 반대 118표, 기권 8표, 무효 24표로 부결됐다. 현역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2012년 7월 11일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표결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표결은 당론 없이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진행됐지만 새누리당 의원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도 가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지난 4개월 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은 채 동료 국회의원 감싸기에는 의기투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여야가 ‘특권 내려놓기’를 경쟁적으로 외쳐온데다 최근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둘러싸고 정기국회가 파행을 빚는 상황이어서 이날 송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인해 정치권 전체에 대한 비판여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과반의석을 점한 새누리당은 정국 파행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로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7ㆍ14 전당대회 이후 출범한 김 대표 체제의 혁신 드라이브도 무색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표결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법조인 출신 의원 중심으로 체포동의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등 부결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의원총회와 본회의 표결 직전 신상발언을 통해 “철도부품업체로부터 청탁을 받거나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면서 “저의 결백을 밝힘으로써 오늘 판단이 옳았구나 증명해드리겠다”고 읍소했다.

예상 외의 결과에 대해 여야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두 얼굴을 가진 정당임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새누리당이 말로는 방탄국회가 없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국민과의 약속을 뒤집으며 ‘철피아’ 척결 의지가 없음을 증명해보였다”고 질타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우리 당 의원 모두가 반대표를 던졌어도 실제 표수엔 미달한다”면서 “우리에게 모든 비난을 퍼붓는 건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AVT로부터 사업 편의 대가로 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됐고, 여야는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 이를 보고한 뒤 24~72시간 이내 처리 규정에 따라 이날 본회의 표결을 실시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3일 오후 제329회 국회(정기회) 본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등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3일 오후 제329회 국회(정기회) 본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등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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