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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일쑤였던 정보위를 모범 상임위'로 변신 견인

입력
2014.08.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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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국정원 자주 머리 맞대야"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

국회 정보위원회가 달라졌다. 걸핏하면 파행되기 일쑤여서 대표적 ‘불량 상임위’로 꼽혔지만 지난 6월 19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 이후로는 단 한차례 파행도 없이 ‘모범 상임위’로 거듭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대치로 국회는 식물상태에 빠진 지 오래지만, 정보위는 임시회가 폐회 중일 때도 회의를 소집해가며 지난 20일 결산안 처리까지 끝냈다.

그렇다면 정보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치권에서는 여야 정보위원들의 교체와 함께 위원장인 새누리당 김광림(66ㆍ경북 안동) 의원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새누리당 위원 중에는 드러내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위원장이 여당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여당 입장에서는 기밀 정보를 많이 다루는 정보위를 자주 개최하는 게 달갑지 않고 역대 위원장들도 대체로 회의 개최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29일 “여야와 국정원이 자주 머리를 맞대고 자주 대화해야 소모적 정쟁을 뛰어넘는 타협의 정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위원회 상시 개최’를 선언했다. 그는 “야당 소속 위원들의 가장 큰 불만이 정보위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 점이었다”며 “상임위원장의 가장 큰 권한은 회의를 개최하는 것인데 그 권한을 잘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정보위 수장이 된 것 자체가 정치권에서는 화제였다. 그가 30년 공직생활 대부분을 경제관련 부처에서 일한 예산전문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재정경제부 차관이던 2003년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대표를 맡아 10여차례 남북을 오가며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주도한 경험 등을 들어 “당시 상황을 비춰 국정원에 가끔 조언을 하기도 한다”면서 “문외한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경제통인 김 위원장에게 정보위는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정보위에는 문희상 박영선 박지원 의원 등 강성으로 분류되는 적잖은 야당 의원들이 버티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장은 “정치 지평을 넓히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새로운 공부하고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행복하다”면서 특유의 친화력으로 너스레를 떨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김 위원장의 소통 능력을 평가해 정보위 수장으로 내세웠다는 후문이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그가 정치철학으로 삼고 있는 말도 퇴계 이황 선생의 생활훈인 ‘신기독(愼基獨)하고 징분질욕(懲忿窒慾) 해야 한다’다. 김 의원은 “두루 어울리지만 편협하거나, 편을 가르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생각이 다른 여러 사람의 힘을 한데 모아내도록 하는 게 정치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력 자체가 관가의 화제였다. 행정고시에 합격하긴 했지만 지방대 야간 출신으로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 발령받았을 때부터 그는 스포트라이트의 초점이었다. 당시 직속 과장이 진념 전 부총리였고 계장이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었다. 김 위원장은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했지만, 신문을 돌리며 고학하던 학창시절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견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광림 의원은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ㆍ하버드대에서 행정학 석사, 경희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14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예산관련 분야 전문행정가로 잔뼈가 굵었다. 재정경제부 차관이던 2003년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 남측 단장으로 맡기도 했다. 2006년 세명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경북 안동에서 출마해 18ㆍ19대 국회의원으로 연이어 당선됐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거쳐, 올해 5월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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