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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표들 회복세인데… 정부는 앓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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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초기… 경기 맥박 약해져" 위기감 고조 발언 쏟아낸 것과 배치
산업생산지수 2개월 연속 상승 소비·설비투자도 증가세 확연
세월호 참사로 위축됐던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듯한 신호가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아직은 경기 회복세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에서는 서서히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온다. “경기 맥박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초기에 와 있다” 는 등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의 극단적인 경고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2% 늘어나면서 6월(2.2%)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중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생산이 1.1% 늘어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소비도 전달보다 0.3% 증가했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3.5%에 달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같았고, 향후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101.6)하며 3개월 연속 높아졌다. 신호가 강하거나 빠르진 않지만 그래도 경기가 회복세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진단이 정부 내에서도 나온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4, 5월 중 부진했던 산업활동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회복 흐름을 이어갔으나 회복 속도는 미약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발표된 다른 통계들에서도 완만한 회복세를 읽을 수 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2월을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을 걷던 취업자수는 지난달 1년 전보다 50만5,000명이 증가하면서 5개월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세월호 사고 관련 업종의 고용 여건이 개선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역시 국내 경기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한다. 한은이 지난 27일 내놓은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에는 “모니터링 결과 세월호 사고 이후 부진한 소비 및 서비스업 생산이 2분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물론 “증가폭은 크지 않고 소비심리도 아직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우리 경제가 세월호의 영향에서 조금씩이나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한은이 같은 날 발표한 ‘8월 소비자 동향조사’에서도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전히 부정적인 지표들도 적지 않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2로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지면서 작년 7월 이후 13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제조업들의 얼어붙은 심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의 각종 통계 지표들을 종합해 볼 때 적어도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 많다. 물론 고령화ㆍ저출산 등 장기적 악재에 대한 돌파구를 찾고 유로지역 성장세 둔화, 러시아 제재 등 불안한 대외적 여건 등에 대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경기 상황 자체를 암울하게 보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는 “동행지수를 보면 개선세가 상당히 둔화된 것은 분명하지만 산업생산동향, 수출, 국내총생산(GDP), 특히 선행지수를 보면 조만간 회복세가 원상 복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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