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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투쟁 동력 잃고… 원내복귀 명분 없고… 진퇴양난 새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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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선전전 참가 의원 줄어들고 싸늘한 여론·극우단체 반발 부담
강온파 대립각 대오도 흐트러져 "지도부 전략 부재" 비판 고조까지
정기국회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투쟁의 동력을 상실한 채 원내 회군 기로에 놓였다. 장외투쟁에 대한 싸늘한 여론과 함께 당 지지율은 급락하고 당내 중도ㆍ온건파의 ‘원내 복귀’ 요구로 단일대오도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3자 협의체 구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장외투쟁의 성과도 전혀 없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회군의 명분도 찾지 못하고 있다.
출석률 저조ㆍ보수단체 반발로 이중고
새정치연합의 투쟁동력 상실은 거리 선전전 참석률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한 요구에 응할 때까지 국민과 유가족 곁에서 싸우겠다”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규탄대회를 벌인 장외투쟁 첫날인 26일 80여명의 의원이 거리로 나섰으나 이튿날인 27일 서울 광화문광장 피켓시위에 참석한 의원은 60여명으로 줄었다. 28일에는 명동과 강남역 2개조로 거리로 나섰으나 40명 남짓한 의원들만 참여했다.
장외투쟁 나흘째인 29일엔 전날보다 많은 의원 60여명이 나섰다. 하지만 서울시청과 홍익대 인근에서 2팀으로 나눠 벌일 예정이던 거리 홍보전은 장외투쟁을 반대하는 어버이연합 등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의 반발에 막혀 아예 거리에 발을 내딛지도 못했다. 또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쫓겨 홍보전 장소를 서울시청에서 종로구청, 또 다시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신촌으로 장소를 바꾸는 촌극을 벌였다. 의원들이 버스에서 내리려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미친 놈들 감히 대통령 하시는 일을 반대한다” “너 네나 똑바로 하라”고 외쳤고, 일부 회원들은 당직자들이 나눠준 유인물을 찢고 의원들의 얼굴에 던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앞서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는 전체 의원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30여명만 참석하는 등 장외투쟁에 참석하는 숫자는 확연히 감소하고 있다. 지도부는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전날부터 ‘비상행동’이라고 명명하고 매일 참여 독려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중도ㆍ온건파 의원을 포함한 다수 의원들이 주말 지역행사를 이유로 발을 빼면서 장외투쟁을 선도한 강경파 의원들만 광화문광장 등에서 동조단식을 참여하는 실정이다.
무작정 나간 지도부의 전략부재
당내에선 ‘국회 회군’을 요구하는 온건파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상황 변화도 없는데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더욱이 두 차례 협상을 꼬이도록 한 장본인이 박 위원장인 만큼 강온파 사이에서 주도적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광화문광장에서 8일째 단식농성 중인 정청래 의원은 “한번 장외투쟁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지도부는 뭘 했다고 들어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홍익표 의원은 “장외로 나가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원내로 들어가려는 움직임도 최선의 방안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가족과 지지자들은 “재재협상을 하라고 했지 누가 장외투쟁에 나서서 지지율을 까먹으라고 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장외투쟁 이후 악화되는 여론과 곤두박질 치는 지지율은 지도부의 가장 큰 부담이다. 야당의 장외투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0~70%에 해당하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7~28일 조사한 정당 지지율에서도 새정치연합은 16.6%로 새누리당(47.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때문에 지도부는 장외투쟁 방식의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다음주부터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상임위별 민생투어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어정쩡한 장외투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당장 박 위원장이 이날 장외투쟁 중단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왜 그런 질문만 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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