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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씨 단식 중단… 野 장외투쟁 분기점 되나

입력
2014.08.2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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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협의체 답보 땐 장외투쟁 지속" 투쟁동력 바닥나 출구대책 불가피

‘유민 아빠’ 김영오씨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8일 동시에 단식을 중단하면서 야당의 장외투쟁과 세월호 정국의 분기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은 김씨의 단식 중단을 환영하면서도 강경투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3자 협의체 구성’의 진전이 없는 한 장외투쟁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 여론과 정기국회 파행 부담 등 투쟁동력이 사실상 바닥난 상태라 출구 대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이번 주 토요일까지는 계획했던 대로 비상행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당분간 장외투쟁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국민과 민생을 생각한다면 정기국회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김씨의 단식 중단 배경을 ‘장기전 대비용’으로 판단하면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여전히 장외투쟁의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도 2개조로 나뉘어 명동과 강남역에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사흘째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

새정치연합은 3자 협의체가 가동되지 않는 한 회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야당이 장외투쟁에 나선 이유는 3자 협의체 구성을 통해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때문에 당분간 국회와 거리를 오가면서 여론전을 벌여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결단을 압박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새누리당과 유가족 간 협의가 오가는 상황에서 3자 협의체를 견인할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 일정을 앞두고 장외투쟁에 대한 냉담한 여론과 세월호특별법에만 몰두한 채 민생입법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추석 연휴까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투쟁동력 약화는 물론 차례상 민심에 떠밀려 빈손 회군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투쟁방식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점도 지도부로서는 고민스런 대목이다. 온건파인 김영환 박주선 유성엽 황주홍 의원은 이날 박 위원장을 만나 ▦정기국회 정상가동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 등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여당과 청와대로서는 김씨의 단식 중단으로 대치 정국의 입지가 다소 확대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1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3차 접촉을 앞두고 민생행보에 주력하면서 야당은 물론 유가족대책위를 압박하고 있다.

김씨의 단식 중단에 따른 정치환경 변화는 주말을 거치면서 민심과 여론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따라서 추석 연후 이전에는 대치정국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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