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靑·여당이 양보' 우회적 요구

입력
2014.08.2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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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아빠 찾아 위로 등 독자 행보, 최근 당 지도부에 열린 자세 주문도

2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중진의원(오른쪽)이 당 민주화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2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중진의원(오른쪽)이 당 민주화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누리당 지도부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해 원칙론을 고수하는 가운데, 당내 대표적 비주류이자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당 지도부에 열린 자세를 주문하는 한편, 새누리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광화문에서 단식 중이던 ‘유민 아빠’를 찾아 위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참여정부 시절 사학법 개정 문제로 장기간 국회가 파행됐을 때의 경험에 영향을 받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2005년 12월 여당이던 열린우리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학법 개정안을 단독처리하자 재개정을 요구하며 53일간 국회 등원을 거부했다. 이 의원은 당시 원내대표로 합의점을 찾으려 애썼지만, 국회는 수개월간 파행을 거듭했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정국을 풀어낸 건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 문제로 정국이 경색되자 당시 일화를 공개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양보를 우회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2006년 4월에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조찬을 할 수 있냐고 직접 전화를 해 갔더니,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에게 ‘이번에는 이 대표의 손을 들어주시죠’라고 제안했다”고 썼다. 이 의원은 “그 날 두 가지를 배웠다”며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과, 노 대통령에게는 정국이 꼬여 여ㆍ야가 싸울 때는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 좀더 양보를 하더라도 국정의 최종책임자인 청와대와 여당이 경색된 정국을 풀어내야 한다는 요구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우리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지금도 심한데 그 골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냐”며 “여당 중진의원으로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아픔을 안아주는 일을 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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