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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틈새, 입주 폭탄 지역 노려라

입력
2014.08.26 15:10

마곡지구 대규모 단지 입주에 강서구 전셋값 19주째 내려

세종시도 하락률 전국 2위, 배후 주거지인 유성도 하락세

하반기 서울 마포ㆍ답십리 일대, 내년엔 동탄2신도시 주목

경기 부천시 소사구에 살던 30대 후반 김모씨는 지난달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전용면적 81㎡ 아파트 전세를 2억원에 계약했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서울로 이사할 것을 고민하다 거리가 가장 가까운 강서구를 택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 단지의 전세시세는 전세대란이 한창이던 작년 말까지만 해도 2억3,000만~2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6월 이후 인근의 마곡지구에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전셋값이 2년 전보다 오히려 낮게 형성되고 있다. 김씨는 “집주인이 마곡지구로 이사를 하면서 전세를 내놓은 것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쉽게 집을 구해 만족하고 있다”며 “주변에 이렇게 나온 전세 물량이 꽤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셋값이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하는 일부 지역에선 전세 물량이 늘어나며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주변 지역에 도미노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세대란을 피해 저렴한 전세를 구하는 데 참고할 만한 전략이라는 조언이다.

26일 KB부동산 아파트 시세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의 전세가격은 4월7일 이후 19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2.4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전세가격은 0.89%, 서울은 0.67% 상승했다. 강서구의 전세가격이 이처럼 홀로 내리막길을 걸은 것은 6월 이후 마곡지구에서 6,000여가구가 한꺼번에 입주를 시작해서다.

신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전세의 경우 가격이 완전히 형성돼 있지 않은 데다 물량자체가 많아지면서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잔금납부일이 임박하면 전세시장에도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주변의 전세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6월부터 이달 18일까지 강서구와 인접한 양천구의 전셋값이 0.3%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이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세종시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세종시의 전셋값은 작년 말보다 2.51% 하락해 광양시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 중이다. 2.17%가 떨어져 3위를 차지한 곳은 세종시의 배후주거지로 꼽히는 대전 유성구.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해 3,438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올해 총 9,171가구가 추가로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경남 양산과 진주, 창원, 전남 광양 등도 입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이후 이처럼 입주 폭탄이 예정된 곳은 서울의 마포와 답십리 일대가 꼽힌다. 마포구는 올해 입주 예상 물량이 5,965가구에 달해 강서구(9,265), 강남구(6,728)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많다. 특히 다음달부터 매머드급 단지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3,885가구가 입주를 시작하고, 10월에는 총 세대수가 959가구에 달하는 ‘래미안밤섬리베뉴II’가 입주를 개시한다.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또 하나의 매머드급 단지인 동대문구의 ‘답십리래미안위브’도 주변 전셋값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52세대에 달하는 세대가 움직이면서 급매물과 급전세 물량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마포구의 경우 상암동의 MBC 입주 등으로 수요가 함께 늘어나고는 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단지의 경우 이쪽과는 거리가 멀어 인근의 신촌이나 서대문구의 전세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답십리는 이달 입주가 시작되면 전셋값이 서서히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부산지역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하반기에만 1만2,000여 가구에 이른다. 특히 강서구와 수영구를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집중되면서 전세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좀 더 멀리 보면 내년 1월부터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동탄2신도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탄2신도시는 내년 상반기 7,732가구, 하반기에는 6,656가구가 집들이에 나설 예정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주거 선호도가 높은 동탄2신도시가 빨대효과를 일으키면서 동탄1신도시 등 주변 지역의 매매·전세 동반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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