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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설' 또 들썩… 연예인들의 대응 자세

입력
2014.08.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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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에서 흡연하는 고등학생들. 연합뉴스
교내에서 흡연하는 고등학생들. 연합뉴스

# 2010년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P씨는 과거 자신이 올린 인터넷 글이 네티즌 사이에 퍼지면서 일진 논란에 시달렸다. 소문이 무성해지자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진은 아니었다. 그저 놀기 좋아해 친구들과 어울렸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신곡을 발표한 그는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 지난 19일 한 네티즌이 온라인을 통해 신인그룹 멤버 N씨의 과거를 폭로했다. N씨가 중학교 시절 무서운 학생들과 함께 다른 친구들을 때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강제 전학을 당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N씨는 별다른 대응 없이 주어진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연예인 일진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중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연예인들에 일진 연루설은 치명적 스캔들이다. 한번 터지면 '불량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붙는다. 살짝 어긋난 행동에도 "그러면 그렇지"라는 비아냥이 쏟아진다. 일진설에 휘말린 연예인들이 한때의 과오를 쉽게 인정하지 하지 못하는 이유다. 침묵으로 버티며 그저 소문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린다. 대중의 날카로운 반응 역시 연예인의 대처법에 따라 달라진다.

● 일진 연루설에 대한 연예인 대응법.

① "일진? 억울해요"…적극 해명형

인기 걸그룹의 멤버 K씨는 데뷔 초부터 일진 루머에 시달렸다. 오랜 기간 일진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그는 2011년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특정 무리에 속해 있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돈을 빼앗은 적도 없고 때린 적도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걸그룹의 멤버 P씨는 다른 멤버를 따돌렸다는 의혹에 시달리던 도중 일진 연루설까지 터졌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는 결국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위 잘나가는 친구들과 몰려다녔지만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며 눈물을 쏟았다. 눈물의 해명 이후 1년 여의 시간이 흘렀지만,일진 이미지는 아직 지워지지 않았다.

대중들은 일단 적극적 해명형에 대해 '속은 시원하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소문으로 떠돌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무조건적 반박이 아닌, 인정할 것은 인정했다는 점에서 극단적 비난을 자제하기도 한다. 물론 해당 연예인의 불량 이미지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② "과거에 좀 놀았지만…" 당당한 고백형

과거 '어둠의 역사'를 당당하게 밝히는 연예인도 있다. 힙합가수 M씨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학교 시절 싸움짱 2명과 싸워서 이겼다. 정복해가는 재미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멋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걸그룹의 멤버 L씨 역시 지난해 한 프로그램에서 "나는 고등학교 때 놀았던 걸 후회하진 않는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당당한 고백형에 대중들은 '솔직하다'는 평보다는 반감을 더 보인다.잘못된 과거를 마치 훈장처럼 내세운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에 인기가 많은 예능 프로에서의 고백은 불량한 행실을 미화시켜 '모방 탈선' 우려도 키운다.

③ ’시간이 약’…기다리는 침묵형

연기자로도 유명한 걸그룹 멤버 B씨는 미니 홈피에 올라온 과거 게시 글 때문에 일진설에 휘말렸다. 그는 파장이 큰 일진 연루설에 초지일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되레 자성론이 나왔다. 해당 게시 글 만으로 섣부르게 비난하지 말자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그녀에 대한 일진설 게시 글 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여성 듀오 멤버 K씨도 과거 사진으로 발목이 잡힌 케이스다. 그녀 역시 일진설 소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여전히 과거 사진들이 나돌지만, 연예계 활동에 큰 제약은 없다.

하지만 침묵형 대응은 수면 아래 계속 의혹을 남겨둔다. 대중들은 상황에 따른 정황 증거를 토대로 다양한 일진설을 쓰고 퍼나른다.

● 기획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인성교육' 집중

그룹 엑소(EXO)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에서 열린 Mnet 'K-POP 타임슬립 EXO 902014'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룹 엑소(EXO)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에서 열린 Mnet 'K-POP 타임슬립 EXO 902014'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 비스트(위)와 포미닛(아래). 해당 소속사에서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받았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 비스트(위)와 포미닛(아래). 해당 소속사에서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받았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계속되는 연예인 일진 연루설에 기획사들이 '인성교육'에 나섰다. 속칭 ‘네티즌 수사대’ 레이더에 연예인의 삐뚤어진 과거는 좋은 사냥감이다. 어린 나이임에도 수많은 대중에 노출되는 아이돌 가수 일수록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크다. 소양과 인성이 부족한데 대중 앞에 노출되면 예기치 못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이는 곧 스타가 되기 위한 혹독한 트레이닝과 투자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형 기획사들은 일찌감치 연습생 교육 시스템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인성교육은 물론 성교육까지 시키며 '된 사람 만들기'에 나섰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엑소는 데뷔 전부터 지금까지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하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큐브 엔터테인먼트 역시 인성 교육을 강조한다. 데뷔 전부터 인성, 자기관리 교육, 봉사활동, 성교육, 부모님 간담회 등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그룹 비스트, 포미닛 등 성공한 소속 가수 모두 인성 교육과정을 거쳤다. 심지어 큐브 소속 한 남성그룹은 마약에 대처하는 자세와 이성을 대하는 자세 등 세분화된 교육을 받기도 했다. 기획사들은 "연예인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대중을 책임질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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