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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말도 안 꺼낸 대통령… 정국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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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서 유족 면담 요청 사실상 거부
야권 책임론 우회적 거론도 "3자 협의체 거부 땐 대여투쟁"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세월호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대통령의 결단으로 세월호 정국을 매듭지으라는 각계의 요구도 외면했다. 도리어 민생법안 처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을 향해 세월호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를 수용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내 정국은 대충돌 위기로 치닫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의회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엄중한 책임이 있고 의회 민주주의는 개인과 정당을 뛰어넘어 모든 국민을 향해야 한다”며 8월 임시국회의 민생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금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아 국민안전 업무도 과도기 안전관리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 세월호특별법 우선 처리를 주장하며 국회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새정치연합 등 야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청와대 앞에서 나흘째 노숙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이나 세월호 대치정국을 풀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는 야권 및 여당 일각의 요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법은 국회의 입법권에 해당한다”는 청와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채 도리어 야권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거론하고 나섬에 따라 세월호 대치정국은 더욱 가팔라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또다시 정국의 핵심 현안을 외면하고 불통으로 일관하면서 정국 대치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세월호 유가족이 청와대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4일째 노숙하는데도 대통령은 청와대 회의에서 세월호의 세자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참으로 비정하고 냉정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함께 새누리당이 3자협의체를 끝내 거부할 경우 대여투쟁으로 전환하겠다며 대여 전면전을 선포했다. 박영선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3자협의체 수용은) 오늘까지가 시한이며 새누리당이 거절하면 강도 높은 대여투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대표와 유족 대표들의 회동을 지켜볼 것이고 3자 협의체 제안이 거절된다면 끝까지 싸우겠다”며 “의원들의 결의와 투쟁에 대한 의지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3자협의체는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제1야당이 이해당사자를 끌어들여서 협상과 회의의 주체로 함께하자는 얘기는 심각한 문제”라며 야권에 책임을 돌렸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 열기로 한 본회의는 무산됐으며 올해부터 도입키로 한 분리 국정감사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새누리당이 끝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8월 임시국회 공전은 물론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도 파행을 빚을 공산이 커졌다. 더구나 야당이 국회를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을 결의하면 정국은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및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대치 정국 이후 최대의 파국을 맞게 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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