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부모와 24시간 소통할 수 있도록"

입력
2014.08.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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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 첫 회의… SNS 활용 등 아이디어 쏟아져

군에 입대한 병사가 인터넷과 전화 등을 통해 부모나 부대 지휘관과 24시간 소통하는 방안이 올해 안에 시행된다. 국방부는 또한 전방 GOP(일반전초) 근무병사의 면회와 일반부대의 평일 면회가 가능토록 보장하고, 병사들이 휴가범위 내에서 시기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외에 노후화된 병영생활관(내무반)의 환경을 개선해 병사들의 자율성과 휴식권을 보장할 계획이다.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을 계기로 지난 6일 출범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는 25일 용산 육군회관에서 위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전체회의를 열고 안건으로 제시된 40개 과제 중 이 같은 4가지를 우선조치과제로 선정해 즉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논의의 초점은 어떻게 입대 병사들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외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보장해 폭행, 가혹행위 등 병영 내 부조리를 미연에 차단할 것인가에 맞춰졌다. 그 일환으로 모든 군 부대 생활관에 수신 전용 전화를 설치해 부모들이 언제든 아들과 통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9월 한 달간 전국의 군 부대에서 개방행사를 열고 부모들이 병영환경 실태를 직접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병사들의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해나가는 부대에 대해서는 포상을 수여하는 방안도 우선과제로 채택됐다. 한 참석자는 “외부와의 소통장치를 마련해도 지휘관이 이를 시행할 인센티브가 없으면 방치되기 마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말에 면회객이 몰리는 점을 감안해 평일 면회도 시행된다. 또한 규정상 부대원의 15% 정도만 휴가를 갈 수 있어 병사들의 휴가 시기가 자꾸 밀리는 점을 감안,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휴가를 선택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방개혁 2020에 따라 해체를 앞두고 있어 열악하고 노후화된 군 부대에도 병영생활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예산이 대폭 투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옴부즈맨 도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무엇보다 국방부는 옴부즈맨을 국회나 외부 독립기관이 아닌 군 내부에 두자는 입장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일부 민간위원과 군 관계자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한 민간위원은 “군 당국이 전향적으로 바뀌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지금처럼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군 사법체계 개선은 위원회의 권한 밖이라는 이유로 다뤄지지 않았다.

논란을 의식한 듯 국방부는 “즉시추진과제는 조속히 시행시기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다른 사안들은 아이디어 차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위원회는 추가 논의를 거쳐 12월 병영문화 혁신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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