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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책임론, 수면 아래로…

입력
2014.08.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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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거취 논할 때 아니다" 가닥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25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선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거취와 관련한 격론을 벌였으나 겸직 분리나 사퇴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세월호 정국 해결보다 당내 권력투쟁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일단 ‘선(先) 세월호특별법 해결, 후(後) 문책’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날 의총에서 김동철 유승희 은수미 홍익표 의원 등은 박 위원장을 겨냥해 “협상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겸직 분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박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일부 의원들은 박 위원장을 옹호하며 맞섰다고 한다. 다수 의원들은 “박 위원장이 대여 강경투쟁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당내 문제인 거취 논란을 이어가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했다. 한 초선의원은 “중진들이 나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당내 리더십 실종을 꼬집기도 했다.

의총에 앞서 강경파 의원이 주축인 ‘더좋은미래’ 모임에선 “박 위원장 거취부터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과 “지금은 거취를 논할 때가 아니다”는 주장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의원들도 “박 위원장이 결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 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앞서 초ㆍ재선 의원과 중진의원들도 지난주 박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등 물밑에서는 ‘박영선 책임론’이 확산돼 왔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위원장은 의총 모두발언에서 두 차례 협상 불발에 대해 “제가 모자란 탓이다.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박 위원장과 가까운 박지원 의원 등이 협상 실패를 사과하고 다시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당내 반발을 무마해야 한다고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강경파 요구였던 3자 협의체를 박 위원장이 뒤늦게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거취는 언제든지 재론될 수 있어 사실상 시한폭탄이란 의견이 많다. 3자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박 위원장이 협상대표로 나설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고, 원내대표ㆍ비대위원장 직을 동시에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 박 위원장이 당 조직 재건을 담당할 비대위 출범을 서두를 경우 차기 당권을 노리는 각 계파들이 ‘박영선 책임론’을 본격 제기할 공산이 크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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