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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총무원장 합장 인사에 두 손 모은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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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교 지도자 12명과 함께 벽을 뛰어넘어 "서로 인정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타 종교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교황은 방한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9시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 1층에서 한국 종교지도자 12명을 만나 “삶이라는 것은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이라며 “다른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의 현존 앞에 걸어가야 한다” 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57분 행사장에 도착한 교황은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장(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장)의 안내에 따라 자승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등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자승 총무원장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자 교황도 두 손을 모아 기도했고,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크게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환하게 웃음짓기도 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선물을 교환하기도 했다. 서정기 성균관장은 ‘용봉난린기, 오령(오령이 나오는 새 시대를 열자)’이라는 글귀를 금색 보자기에 싸서 건네며 “한국 천주교인들이 조상에게 제사 지내는 것을 공인해줘서 고맙다(1994년 로마교황청 공인)”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인사했다. 대한성공회 의장 김근상 주교가 준비한 십자가를 건네 받은 교황은 웃으며 십자가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박종덕 구세군대한본영 사령관은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 힘써달라”는 인사를 건넸다. 교황 측에서는 참석 지도자들에게 방한기념메달을 답례의 의미로 선물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 밖에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김철환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동엽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등이 참석했다. 교황은 당초 이날 7개 종단 지도자를 만날 계획이었지만 다른 종단의 추가 요청과 “더 많은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교황의 바람이 맞물리면서 인원이 늘었다.
교황은 약 12분간 이어진 만남을 마무리하며 “오늘 이 자리까지 와준 것과 친절하게 맞아준 데 대해 감사합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라는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미사 준비를 위해 폐백실로 이동했다. 타 종교 지도자들도 미사를 보기 위해 성당으로 이동했다.
이날 다른 일정이 있어 미사에 함께 하지 못한 서정기 성균관장은 “로마 교황청이 한국 천주교인의 부모 제사를 공인해준 것에 대단히 감사를 표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이번 교황의 방한으로 동서양 종교가 서로 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낮은 자와 약자를 보호하는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재벌화된 한국 종교가 크게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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