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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뻥 뚫린 도심 지하, 지하철 주변 철저히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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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서울 송파구 석촌 지하차도 아래에서 초대형 동공(洞空ㆍ빈 공간)이 발견됐다. 무려 폭 5∼8m, 깊이 4∼5m, 연장 80m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시가 지난 5일 석촌 지하차도 입구에서 생긴 싱크홀(폭 2.5m, 깊이 5m, 연장 8m)의 원인을 조사하다가 찾아냈다. 이 싱크홀과 마찬가지로 지하철 9호선 터널이 이어지는 구간에 위치해 있다. 발견 당시 동공 천장은 이미 내려앉고 있었고, 지반침하의 영향으로 지하차도를 떠받치는 터널기둥 5개에서 미세한 균열이 확인됐다고 한다. 수많은 차량이 오가는 지하차도 아래에 뻥 뚫린 공간이 방치돼 있었다니 놀랍고 두려울 따름이다.
조사단은 동공이 지하철 9호선 터널공사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무엇보다 터널공사에 적용된 실드(Shield)공법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 공법은 원통형 굴착기를 회전시켜 수평으로 굴을 파 들어가는 방식인데, 연약 지반에선 땅이 무너지기 때문에 굴 표면의 틈새를 메우는 보강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가 이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지하수와 흙이 침투해 지반이 약해지면서 터널 상층부, 다시 말해 지하차도 바로 아래에 거대한 동공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부실시공 의혹이 짙다는 말이다. 서울시는 시공사의 부실시공 여부를 철저히 가려내는 한편, 관리 감독자들의 책임 소재도 엄히 물어야 할 것이다.
싱크홀이나 동공은 언제 어디서 다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하철 공사가 싱크홀과 동공이 생긴 원인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드공법이 쓰인 지하철 구간부터 점검해 시민의 불안을 잠재우는 일이 급하다. 이 공법은 9호선 1~3단계 공사에 쓰였다 한다. 서울시는 석촌 이외의 다른 지역에 유사한 동공이 없는지 전수조사에 착수해야 마땅하다. 한편 싱크홀과 관련해 제2롯데월드 공사 등과의 연관성이 거론돼 왔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 석촌호수 근처에서 5개의 싱크홀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섣불리 결론을 내릴 일도 아니다. 주변 건물과 지하 상태를 추가로 조사해 투명하게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도심 싱크홀과 동공 문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전국 지하철공사와 도심지 건축공사 등 대형 굴착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선다고 한다. 단순한 점검에 그치지 말고 전국 주요 도시의 땅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누차 강조하지만 싱크홀의 원인이 되는 무분별한 지하공간 개발을 억제하고 지하수 사용 허가조건을 강화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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