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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어야 우정·연대로 나아간다"

입력
2014.08.17 18:03

아시아 주교 80여명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나흘째인 17일은 ‘아시아의 날’이었다. 교황은 이날 충남 서산의 해미성지를 찾아 80여명의 아시아 주교들과 만남을 가졌고,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에선 또다시 6,000여명의 아시아 젊은이들과 어울렸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의 이번 방한은 아시아를 향한 발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해미성지를 찾은 교황은 이곳 해미순교기념전시관에서 아시아 각국에서 온 추기경과 주교 등 80여 명을 만나 대화의 중요성과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인 인도의 오스왈도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환영사를 통해 “세계 인구의 60%가 살고 있는 아시아는 세속화와 물질주의로 가장 중요한 가족의 유대가 약화되고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아시아 가톨릭이 직면한 과제 등을 설명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이곳은 순교자들의 성지라며 이름 없이 순교하신 분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먼저 강조한 뒤 “다양한 문화가 생겨난 이 광활한 대륙에서 교회는 유연성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대화와 열린 마음으로 복음을 증언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진정한 대화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진정한 만남을 이끌어 낸다”며 “다른 이들의 지혜로 우리 자신이 풍성해지며 마음을 열고 다른 이들과 함께 더 큰 이해와 우정, 연대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각국의 주교들도 이날을 기념하거나 신자들에게 SNS로 소식을 전하고 싶어서인지 연신 휴대폰으로 행사장과 교황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정순택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는 “처음 아시아청년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된다고 했을 때 약 10명의 주교들이 온다고 했다가 지난 3월 교황의 아시아청년대회 참석 소식이 알려지자 주교들이 대거 참석 신청을 하게 됐다”며 “아시아주교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건 처음이다. 교황 덕에 우리가 한데 모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이 성령의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고, 교황의 가르침대로 우리도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교황이 스스로 사는 모습으로 말씀하시는 바를 보여주시기 때문에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에게 더 설득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미성지 구내식당에서 진행된 교황과 아시아주교들간의 오찬에는 백김치, 바그나카우다 소스를 곁들인 야채, 와인(호주산 2012 로즈마운트)을 기본 찬으로 서산낙지죽, 해미꽃게찜, 한우 등심구이, 망게떡 등이 곁들여졌다.

해미=이준호기자junhol@hk.co.kr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일정 따라잡기]

☞ 넷째날①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

넷째날①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

셋째날②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미사

셋째날① 서소문 순교성지 참배

둘째날② 아시아 청년들과의 만남

둘째날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와 세월호 유족 만남

첫 날③ 한국 주교들과 만남

첫 날② 대통령 면담 및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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