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도 없는 쓰던 식기로 구내식당서 오찬

15일 오전 세종시 전의면 대전가톨릭대학교 구내식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과 아시아 청년 대표들이 함께 한 오찬 식탁. 식기는 전부 쓰던 것을 사용했고, 화려한 장식 대신 색동 테이블 러너(장식)로 대신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아시아 청년들과 오찬을 한 곳은 세종시 전의면 대전가톨릭대 구내식당이다. 이날 식전빵과 디저트 등은 대전의 빵집인 성심당이 제공했다. 그러나 식기는 모두 천주교 대전교구에서 사용하던 것이었다. 김미진 성심당 이사는 “에스프레소 잔 하나 새로 구입하지 않고 수녀님들이 주신 그릇과 제가 가져온 커피 머신을 사용했다”면서도 “교황님께서 나중에 이 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테이블 장식과 냅킨을 색동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교황의 검소한 생활을 알기 때문에 화려한 장식은 피하면서도 한국의 전통을 보여 주고자 하는 마음에 떠올린 것이 바로 색동 문양이다.

오찬에서는 이탈리아 전통빵 치아바타와 호밀빵이 식전빵으로, 역시 이탈리아에서 즐기는 초콜릿 케이크와 티라미수 케이크가 후식으로 제공됐다. 교황은 숯불갈비와 전을 맛있게 먹은 뒤 초콜릿 케이크를 남기지 않고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기자들은 “빵이 맛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찬에는 교황과 수행단, 외신기자단 등 80인분이 차려졌다.

성심당은 교황 일행에게 치아바타와 바게트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16일 시복식 미사 전에도 교황청 대사관을 통해 빵을 공급할 예정이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