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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변함없는 공무원연금 해명

입력
2014.08.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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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그런 자료를 만들어 놓지 않습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수령액 차이를 보여주는 기사를 준비하던 지난 4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담당자와 취재를 위해 통화를 하던 중 들은 말입니다. 한 시민단체가 국방부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하 공단)을 대상으로 퇴직자들의 직급별 연금수령액을 공개해달라고 한 정보공개청구 결과가 발표됐고, 이에 더 자세한 수치를 찾기 위해 공단으로 전화를 했지만 벽에 부딪힌 것입니다. 당시 공단은 국방부와 달리 퇴직공무원들의 직급별 연금수령액 등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기에 추가 취재를 했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정확한 데이터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담당자의 이어지는 설명은 이랬습니다. 대상자 범위가 방대하고, 자료를 관리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전해지는 그의 속내는 달랐습니다. ‘자료가 있더라도 쉽게 공개할 수 없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지레짐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공무원연금의 적자가 크게 늘어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적연금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의 요구가 높아졌던 2005년. 기자는 공단 담당자가 얼마 전 내놓은 답과 똑 같은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불과 1년 사이 공무원연금 적자보전금이 1,742억원(2004년)에서 6,096억원(2005년)으로 급증하면서 이른바 국민의 혈세로 공무원의 노후를 보장하는 상황이 나날이 심화하던 당시에도 공단 담당자는 “자세한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 말로 공무원연금의 속내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10년이 지났지만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버텨야 하는 일반인들의 미래는 나날이 불투명해지는 반면, 공적연금의 개혁은 한 발짝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공무원들과 공무원연금 이야기를 나누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적인 자리에서 이들과 공적연금 개혁을 화제로 꺼내기는 부담스럽습니다. 특히 적자보전금을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실제 공무원연금 담당자는 “적자보전금이 무엇으로 채워지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과연 중앙부처 국장을 지낸 고위공무원이 30년 근속 후 퇴직을 하면 정확히 얼마나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어디서도 확실한 정보를 구할 수 없습니다. 물론 많은 시민단체와 기자들이 정보공개를 청구해왔지만 드러난 것은 미미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계속해서 공적연금 개혁을 부르짖지만 안전행정부는 8월 초 현재 정치권과 이를 놓고 어떤 교감도 나누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자는 심심치 않게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다는 독자들의 전화를 받습니다. 이들은 구체적인 사례를 원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받는 국민연금과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비교하고 싶다는 물음이 많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지인들의 몇몇 사례로 짐작할 따름입니다. 정부는 내달 중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의 개혁 방향을 결정짓는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무엇이 먼저 개혁 되어야 하는지 재차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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