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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본' 달고 나타난 교황…유족들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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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면서 "주님께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당신의 평화 안에 맞아주시고,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형제자매들을 도우려고 기꺼이 나선 이들을 계속 격려해 주시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세월호 유가족들 "리본 달고 집전해 놀랐다" ▶교황 "세월호 십자가, 로마 가져가겠다")
방한 이틀째인 이날 한국에서 처음 일반 대중과 함께한 미사는 가톨릭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다. 성모승천대축일은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1월1일)과 예수 부활 대축일(매년 날짜가 바뀜), 예수성탄대축일(12월25일)과 함께 가톨릭 교회의 4대 의무 축일에 해당한다. (관련기사 ▶'성모승천대축일' 이란?)
●'성모승천대축일' 이모저모
▦경기장안팎의 편의점이나 식당 모두 문을 닫았지만 미사 참가자들의 마음은 든든했다. 이른 시간 아침 못 먹고 나온 사람들 위해 복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생수를 나눠주는 모습, 같은 일행이 아니어도 서로 서로 부탁해 도시락을 나눠주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미사 준비가 이뤄졌다.
▦교황이 오기 전까지 참가자들은 찬송가를 합창하고, 인순이, 조수미 공연을 포함한 식전행사 등을 즐기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9시 50분쯤 교황의 도착이 늦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찬송가 합창ㆍ파도타기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추자, 전광판에 나타난 사람들은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거나 부부일 경우 가벼운 스킨십을 보이는 등 시종일관 축제 분위기였다.
▦10시 10분쯤 전광판으로 기차에서 내려 쏘울에 탑승하는 교황의 모습이 보이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하얀색 오픈카를 타고 도심 카퍼레이드 할 때는 전원 기립해 "비바 일 파파, 비바 일 파파"를 외쳤다. 10시 18분쯤 교황이 경기장에 들어서자 일제히 하얀 손수건 흔들며 "비바 일 파파"를 연호하며 교황을 맞았다. (▶하지만 이 기쁨을 친구에게 자랑하려던 이들은 실패했다. 왜일까?)
▦작은 소동도 있었다. 교황이 카퍼레이드로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위아래 청색 옷을 입은 한 아주머니가 울면서 펜스 밀치고 교황차에 달려들었다. 경호원들 제지했지만 계속 뿌리치고 교황을 따라갔다. 하지만 이후 원래 자리로 돌아가 조용히 착석했다.
▦10시 48분 모두가 일어나서 찬송가 '하늘의 여왕 (가톨릭 성가 25번)'를 부르며 미사 시작했다. 11시 38분 경에는 응급구조대(119)와 응급상황 대비한 의사들이 무대 중앙을 가로질러 1층 관객석에 앉아 있던 참석자를 후송했다.
●"해 뜨기 전 출발했죠" 참석자들의 소감
(관련기사▶대전월드컵경기장 "비바 파파!" 열기 가득 ▶화보 바로가기)
▦ 최갑동(69ㆍ세례명 바오로)
"오전 5시30분에 대전 대동성당에서 출발해 오전6시10분 도착했습니다. 그 시간에도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서울에서 온 사람들도 그때 도착한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대단들해요.(웃음) 우리성당에서는 150여명 왔는데, 두 달 전에 참석자를 확정했습니다. 두 달 전부터 계속 기다려왔는데 막상 와보니까 두 달 기다린 게 아니라 40년(성당에 다닌지 40년째라며)을 기다린 느낌이네요. 교황님을 볼 생각에 너무 설렙니다. 그런데 자리가 뒷자리라 좀 아쉬워요. 저 앞에 앉았어야 하는데…(웃음)"
▦최혜지(26ㆍ아네스)
"서울에서 오전 4시30분쯤 출발했어요. 피곤하지 않고 즐겁고 재밌습니다. 저희집은 아버지 빼고 엄마와 여동생, 저까지 가톨릭 신자인데요, 아버지도 오늘 행사에 따라오셨어요. 같이 오기 싫어할 줄 알았는데 흔쾌히 함께 해주셨어요. 오늘 교황님과 함께 미사를 드린 것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행복합니다."
●10:30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시작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며 강론을 통해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 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삼종기도 말씀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거룩한 미사를 마치며,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늘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를 바라봅니다. 성모님께 우리의 모든 기쁨과 고통 그리고 희망들을 봉헌합니다.
우리는 특별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하여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니다. 주님께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당신의 평화 안에 맞아주시고,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형제자매들을 도우려고 기꺼이 나선 이들을 계속 격려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또한 성모님께서, 우리 중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 특별히 병든 이들과 가난한 이들, 존엄한 인간에 어울리는 일자리를 갖지 못한 이들을 자비로이 굽어보시도록 간청합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이 고상한 나라와 그 국민을 지켜 주시도록 성모 마리아께 간구합니다. 또한 아시아 전역에서 이곳 대전교구에 모여온 모든 젊은이들을 성모님의 손길에 맡깁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복된 계획에 따라 평화로운 세상의 새벽을 알리는, 기쁨에 넘친 전령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강론 내용 관련기사 ▶ "인간 존엄성 모독 죽음의 문화 배척하자"
●09:45 프란치스코 교황, 대전 도착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정됐던 헬기 대신 KTX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8시46분 교황은 수행단과 함께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의전 헬기를 타지 않고 서울역에서 KTX 특별 열차에 올랐다. 대전으로 향하는 길에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낮은 행보'를 이어갔다. (참고기사 ▶ 교황, KTX 타고 대전행…이유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열차 내부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낮겨줬다. 교황이 탄 대전행 KTX 제4019호에서 여객 서비스를 담당한 신상희(40·여) 승무원은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 드릴 때마다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마워하셔 감격스러웠다"면서 교황에게 직접 서명을 받은 책자를 들어보였다. (관련기사▶KTX 기장·승무원에게도 '특별한 축복')
##교황의 '대전 가는 길'
[프란치스코 일정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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