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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에 80m 동공까지… 석촌지하차도 위태

입력
2014.08.1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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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폭 5~8m 깊이 4~5m 지하차도 기둥 24개에 0.2cm 균열

균열 0.3cm이상 땐 붕괴 위험 市 "1차 원인은 지하철 터널공사"

14일 서울시 관계자가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밑부분에서 새로 발견된 폭 5~8m, 깊이 4~5m, 길이 80m의 거대 동공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14일 서울시 관계자가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밑부분에서 새로 발견된 폭 5~8m, 깊이 4~5m, 길이 80m의 거대 동공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일 싱크홀이 발생한 서울 석촌지하차도 아래에서 길이 80m의 동공이 새로 발견됐다. 또 동공 위 지하차도의 기둥에서 균열이 발견돼 지반 침하에 따른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폭 2.5m, 깊이 5m, 연장 8m의 석촌지하차도 싱크홀의 원인을 조사하던 중 그보다 훨씬 큰 폭 5~8m, 깊이 4∼5m, 연장 80m 크기의 동공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동공 발견 지점 바로 위에 있는 지하차도 내부의 기둥 24개에서 일제히 균열이 발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공이 있는 지점의 지하차도 기둥에서 평균 0.2cm의 수평 실금을 확인했다”면서 “균열이 0.1~0.2cm인 지금은 붕괴위험이 없지만 지속적인 관찰과 점검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균열이 0.3cm 이상일 경우에는 위험하다고 판단, 보수를 해야 한다.

시에 따르면 지하차도 기둥의 균열은 도로 밑 1m 지점에 형성된 동공의 천장 일부가 주저 앉아 불균형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총 4개 차도로 구성된 지하차도에서 특히 동공이 있는 방향 차도 쪽 기둥에서 균열이 일제히 나타났다. 동공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균열이 더 크게 진행됐을 경우 갑자기 지하차도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시는 싱크홀과 동공 발생 원인을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한 ‘쉴드’터널 공사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쉴드는 터널 굴착 방법의 하나로 원통형 쉴드(강재)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굴모양으로 땅을 파는 공법이다. 지반침하 현상이 연달아 발생한 석촌지하차도 구간은 모래, 자갈 등 충적층이 두껍게 자리한 구간으로, 지하수가 빠져나갈 경우 지반 침하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장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시공사가 쉴드로 흙을 파낸 후 지반을 다시 탄탄하게 하는 그라우팅(틈새를 메우는 것) 작업을 안 해 동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법은 특히 지하철 9호선 공사에 많이 쓰였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본부장은 “쉴드공법은 9호선 1단계와 2단계 공사에서도 쓰였다”며 “국회의사당 근처 구간도 이 공법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로서는 지반침하 2건으로 인한 주택가 피해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불안감이 큰 만큼 심층조사 기간에 공사구간뿐 아니라 주변 지역의 지반침하 징후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공사중인 9구선 3단계 구간 중 문제 구간을 제외한 전구간 1차 탐사 결과 이상 징후는 나오지 않았다”면서 “향후 쉴드 터널 구간은 공사 전 지반을 보강한 후 굴진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공법을 변경해 공사를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전날 오후 4시를 기해 석촌지하차도가 있는 석촌역-배명사거리 양방향 차로를 전면 통제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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