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의 영혼, 교황 품에 안아 주세요"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교황께서 억울하게 죽어 간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품에 안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시길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특별법 관련해서 한마디라도 언급해 주셨으면 합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15일로 예정돼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을 통해 “어긋난 ‘세월호 특별법’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5㎏ 무게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안산 단원고를 출발해 진도 팽목항을 거쳐 교황을 만나게 될 대전까지 도보 순례 중인 고 이승현(17)군의 아버지 이호진(56)씨는 “교황을 뵙고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아이들이 왜 한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는 옛날 얘기가 아닌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문제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씨와 함께 도보 순례 중인 고 김웅기(17)군의 아버지 김학일(52)씨는 “교황께서 희생자들과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의 영혼을 품에 안고 위로해주시기를 바란다. 상처로 가슴이 갈갈이 찢겨진 가족들도 위로해 주셨으면 한다”며 “교황을 만나게 되면 아이들이 구조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구조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교황과의 만남을 통해 해외 인권단체의 관심을 기대하기도 했다. 고 이영만(17)군의 어머니 이미경(49)씨는 “교황께서 세월호 특별법을 직접 언급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교황을 왜 만나고 무엇을 요구하는지가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 해외 인권단체들이 관심을 갖고 나서 주지 않을까”라고 희망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부 유가족은 “너무 큰 기대를 갖는 것은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면서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의 영혼이 교황을 통해 위로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뒤 경기장 내에 마련된 임시 제의실에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과 유가족들을 만나 면담할 예정이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