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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카 탄 교황, 광화문 광장 돈 뒤 입장… 수십만명 인파 몰려 미사 지켜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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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밖 교황 주례 이례적, 한국 천주교 시복작업 첫 성과
오전 4시부터 7시까지 입장, 유리병·우산 등은 반입 금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기간 중 참석하는 행사 가운데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가 바로 시복식이다.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시복식에는 수십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복식이란 순교한 천주교 신자를 ‘복자(福者)’, 즉 ‘교회가 성인 전 단계로 인정하는 대상’으로 선포하는 의식이다. 미사 형태로 열리는 시복식에서 교황은 윤지충 바오로 등 124위를 복자로 선포한다.
이번 시복미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교황이 순교자의 땅에서 미사를 집전한다는 점이다. 시복식은 교황청 시성성 장관 추기경이 교황을 대신해 바티칸에서 주례하는 것이 관례였다. 두번째는 한국 천주교회가 자력으로 추진한 시복 작업의 첫 성과라는 점이다. 시복이 궁극적으로 시성(교회가 순교자를 성인으로 인정하는 것)을 위한 작업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 교회가 향후 시성작업을 독자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교황은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서소문 순교성지를 참배한 뒤 시청 앞 광장에서 오픈카에 탑승한다. 이어 광화문 광장 주변을 한 바퀴 돈 후 미사가 시작되면 주교단과 함께 중앙통로를 통해 입장할 예정이다.
교황을 맞기 전 사전행사도 진행한다. 천주교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세례명 요셉마리)씨가 신자들의 묵주기도 직전 프란츠 리스트의 ‘두 개의 전설’ 중 첫째 곡인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약 8분간 연주한다. 연주가 끝나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장해 미사를 집전한다.
교황의 뜻에 따라 이날 시복미사에서 교황과 시민의 거리는 최대한 좁혀진다. 가로 7m, 세로 1.5m, 높이 0.9m의 제대가 설치되는 무대 높이는 1.8m에 불과한데 이는 참석자들이 어디서든 교황과 눈을 마주칠 수 있기를 원하는 교황청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제대 오른쪽에는 ‘한국사도의 모후상’이 설치된다. 성모와 아기예수가 한복을 입고 있는데 이는 교황청이 한국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한국적인 성모상을 요청한 결과다. 교황이 미사 중 앉을 의자에도 건곤감리 4괘를 새겨 한국적 색채를 입혔다.
교황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하는 염수정 추기경,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제대 앞에서 성호를 긋고 죄를 반성하는 참회 예식과 자비송을 바치면 시복 예식이 본격 시작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와 ‘124위 순교자 시복을 위한 로마 주재 청원인’ 김종수 신부가 대표로 124위의 약전을 낭독하며 시복을 청원하면 교황이 시복 선언을 하게 된다. 시복 선언문에는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라 부르고 5월 29일에 그들의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한다”는 내용이 담긴다.
이어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복자화(福者畵ㆍ가로 3m, 세로2m)가 공개되고 이후 통상적인 순서대로 미사가 진행된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124위 순교자의 삶과 죽음이 갖는 의미, 그리고 이를 통해 신자들이 본받아야 할 마음가짐 등을 전할 예정이다.
시복식 참가자들은 행사 시작 전 13개 출입구를 통해 입장한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시복미사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대한문)까지 1.2㎞ 구간을 6개 구역(S, A~E)으로 나누고 전국 16개 교구별 착석 구역을 배정했다. 입장은 오전 4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며 안전을 위해 유리병 제품, 페트병 음료, 플라스틱 재질의 용기 등은 반입이 제한된다. 우산 및 금속성 물건 역시 반입금지 품목이다. 초청 신자들은 입장권과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며 대리 참석이나 신원 확인이 안되면 입장할 수 없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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