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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年 2조 메우며… 공무원연금 월평균 217만원 펑펑

입력
2014.08.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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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령의 3배 넘는데… 공적연금 개혁 공염불에 그쳐

작년 2조 넘게 보전한 군인연금도 고액수령자가 1만4852명 달해

정부가 매년 2조원 가량의 세금을 투입해 운영하고 있는 공무원연금으로 퇴직 공무원 1인 당 평균 월 217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0년 동안 국민연금을 성실히 납부하는 일반 국민 1인(평균 월 소득 198만1,975원 기준)이 월 62만290원을 받게 되는 것과 비교할 때 무려 3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다. 비록 국민연금(가입자 부담요율 4.5%)보다 공무원연금(7%)의 개인 부담 정도가 많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일반 국민의 복지수준은 공무원과 큰 격차를 보인다. 하지만 혈세로 겨우 운영되는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던 박근혜 정부는 집권 1년 반이 지나도록 묵묵부답이다. 미래세대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부담을 감내하면서 공적연금 개혁을 주저하는 당정을 향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4일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이 공무원연금공단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퇴직으로 공무원연금을 받은 공무원은 32만1,098명으로 총 연금액은 8조3,786만2,100만원에 달한다. 총 연금액을 퇴직자 수로 나눈 결과 이들이 매월 수급한 연금은 평균 217만4,471만원이다. 유족연금 대상자 4만1,919명과 장해연금 대상자 2,832명을 합한 경우(36만5,849명) 공무원연금으로 지급된 1인당 월평균 액수는 207만5,745원이다.

이번 정보공개 청구로 드러난 공무원연금의 적자 규모는 막대했다. 2001년부터 기금이 바닥나 국가에서 세금을 투입해온 공무원연금의 연도별 적자보전금액 자료에 따르면 2013년에 1조9,982억원의 혈세가 공무원연금 지급을 위해 투입됐다. 세금으로 채워진 연금의 부족분은 2010년 1조3,071억원, 2011년 1조3,577억원, 2012년 1조6,959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14년엔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1973년 기금이 말라버려 국고 보전비율이 50%를 넘는 군인연금의 실태도 심각한 수준이다. 역시 납세자연맹의 정보공개청구로 확인된 지난해 군인연금의 보전금은 2조7,117만5,600만원. 2013년 군인연금 대상자 가운데 월 300만원 이상의 고액을 받은 경우는 전체 8만2,313명 가운데 1만4,852명(18.04%)에 달했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그리고 국민연금의 대표 수급자를 꼽아 비교할 경우 복지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연히 확인할 수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30년 동안 복무한 대령 퇴역자는 월 평균 330만원을 군인연금으로 받고 있다. 29년 간 일하고 국장급으로 퇴직한 고위공무원은 대략 월 310만원의 공무원연금을 수급한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이 제시한 ‘예상연금액표(2014년 기준)’에 따르면 20대 말 취직해 퇴직까지 30년 간 쉬지 않고 국민연금을 불입한 일반인(평균 월 소득 300만원 기준)이 받게 되는 연금은 월 77만9,000원(현재가치)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런 데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공적연금에 대한 개혁 의지를 밝힌 지 반년 가량이 지났지만 아직 정치권과 정부의 기초적인 의견 조율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연금 개혁은 제자리걸음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키로 한 안전행정부는 4일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가시적인 개혁안이 아직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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