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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영선 비대위 닻 올렸지만… 계파 갈등 해소 등 가시밭

입력
2014.08.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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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재건 리더십 시험대에 올라 "외부 인사 다수 포함" 공감 불구

계파 간 배분 관행 되풀이 우려… 노선 재정립·공천 룰 정비도 과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4일 의원총회에 처음 참석해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4일 의원총회에 처음 참석해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이 4일 7ㆍ30 재보선 참패의 충격을 추스르고 당 혁신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돼 내년 1~3월 치러지는 전당대회까지 최소 5개월간 당을 이끌게 됐다. 새누리당과의 원내 협상은 물론 존립 위기에 처한 제1 야당의 재건이란 중대한 책임을 짊어진 박영선 비대위 체제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각 계파 비대위원 임명에 촉각

당장 박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 임명 과정에서 계파 간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관건이다. 비대위원 인선은 박 비대위원장에게 일임됐고 외부 인사를 비대위에 다수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실제 인선 과정에서는 ‘계파 배분’식 관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옛 민주당 시절 비대위를 구성할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가 ‘탕평’을 명분으로 내세운 ‘계파 배분’이었다. 특정 계파의 반발을 우려해 계파 별로 적당히 지도부 자리를 나눈 것이다. 이번 비대위 구성에서도 이런 식의 계파간 나눠먹기가 진행되면 계파주의 폐해를 타개하겠다는 혁신은 또 다시 물 건너 갈 수 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번 비대위가 현재 공석인 전국 246곳 지역위원장은 물론 중앙위원회ㆍ당무위원회 구성 등 당의 근간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비대위 구성부터 계파가 이해 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위원장은 당대표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을 선정할 수 있는데, 지역위원장 선출방식을 비대위원이 결정하게 된다. 내년 초 전대에서 당권을 차기하기 위해서 각 계파들이 비대위 구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혁신과제 선정과 노선 재정립도 과제

공천 룰을 재정립하는 것도 박 비대위원장의 중요한 과제다. 야당의 고질적 병폐가 계파간 공천 갈등으로, 실제 2012년 총선이나 이번 730 재보선의 직접적 패인으로 꼽힌 게 공천 잡음이었다. 지도부가 교체될 때마다 공천 룰이 뒤집혀왔기 때문에 이번 비대위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공천 갈등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룰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대위는 현역 국회의원 평가제도 도입, 부패정치인 공천 제외 등의 공천 원칙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도강화론’ ‘진보강화론’ 등을 내세워 오락가락했던 노선과 정체성에 대한 재정립도 불가피하다. 중도파와 강경파 모두 한 목소리로 ‘민생’을 강조하지만 이를 관철하는 방식을 두고 또다시 노선 대결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朴 “무당무사 정신으로 일해야”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수락연설에서 눈물을 흘리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엄중한 책임을 피하지 않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총 직후 취재진과 만나서는 “저희가 절체절명이기 때문에 의원 한 분 한 분이 도와줘야 한다”며 “우리 모두 무당무사(無黨無私) 정신으로 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계파갈등 해소를 혁신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 방침에 대한 밑그림을 밝힐 예정이다.

의원 90여명이 참석한 의총에선 박 비대위원장 추인에 대한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다. 참석 의원들도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무한의 책임으로 깊이 반성하고 당이 없으면 내가 없다는 ‘무당무사’ 정신으로 헌신하겠다”고 결의했다. 다만 일각에선 원내 지휘와 병행해야 하는 박 비대위원장의 과중한 업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문재인 상임고문은 재보선 결과에 대해 “저도 똑같이 (패배) 책임을 져야 할 처지”라고 말하면서도 친노진영 일각의 ‘조기등판론’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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