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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간 법안 처리 0인데… 국회는 또 휴업 중

입력
2014.08.0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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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만료 보름 남았지만 세월호 특별법 등 처리 난망

개별 상임위도 파행만 거듭… 결산안 처리·국감 빨간불 우려

7·30 재보선 여파로 세월호 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의원과 배재정의원이 국회 정문계단에서 릴레이금식농성을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7·30 재보선 여파로 세월호 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의원과 배재정의원이 국회 정문계단에서 릴레이금식농성을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해 지난달 21일 소집한 7월 임시국회의 회기 만료가 보름 앞으로 다가 왔지만 현재로서는 특별법 처리가 기대난망이다. 회기 마지막 날인 19일 본회의 개최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4월 국회 이후 여야는 ‘법안처리 제로’ 기록을 이어갈 공산이 커졌다. 더구나 개별 상임위원회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 7월 국회 직후인 25일로 예정돼 있는 정부 2013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 세월호 강경론…새정치는 비대위 전환 중

세월호 국회는 7ㆍ30 재보선 이후 더욱 소강 상태에 빠졌다. 승리한 새누리당은 세월호 정국을 탈피하려 하고 패배한 새정치연합은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정국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당장 청와대에서 지난 1일 당부한 ‘19개 경제활성화 법안’ 조속 처리에 드라이브를 걸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7ㆍ30 재보궐선거 압승의 기세를 몰아 서민경제 살리기·국가대혁신 이슈를 ‘쌍끌이’로 선점하겠다는 뜻이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3일 현안 브리핑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은 세월호의 아픔 때문에 모든 것이 중단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며 “새정치연합은 하루라도 급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국정의 파트너로서 국회를 정상화하는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재보선 이전 접점을 찾아가던 특검에서도 조심스럽게 발을 빼려는 분위기다. 여야는 재보선 이전까지만 해도 세월호 특별법과 관한 이견을 상당부분 좁혔다.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 자료제출요구권 등 조사권을 강화하고 상설특검을 실시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특검 추천권 부여 등 일부 쟁점에 대한 이견이 남아 있긴 했지만, 특검 실시 원칙에서 합의한 만큼 극적 타결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재보선 이후 새누리당 내에서는 “모든 논의를 재검토해야 한다” “이번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은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 다니지 말라는 것”이라는 등 대야강경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 중이어서 여당에 맞설 여력이 많지 않아 보인다. 유일하게 남은 선출직 지도부인 박영선 원내대표는 1∼3일 당 상임고문단, 중진·재선·초선 등 선수별 의원모임, 광역·기초단체장 등과 각각 단위별 비상회의를 잇따라 열어 비대위 구성 문제를 논의하는 강행군을 했다. 사실상 다른 현안에는 신경 쓸 물리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4일 열기로 한 여야 원내지도부 정례회담도 의원총회 개최를 이유로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법안 처리, 결산ㆍ국감 등도 졸속ㆍ파행 가능성

개별 상임위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정무위원회 등 5개 위원회는 후반기 국회가 개원한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법안소위 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어, 소관 법률안 처리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식물상태다. 안전행정위원회ㆍ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도 일절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오는 7, 8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을 뿐, 다른 일정은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월 국회 이후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각종 법안 처리는 물론 국정감사 등 향후 국회 운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우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여야가 앞다퉈 내놓은 ‘송파세모녀법’ 등 민생법안은 처리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일명 김영란 법)이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일명 유병언 법) 등 주요 법안도 마찬가지다.

여야가 25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키로 합의한 2013년도 결산안도 현재로서는 안건 상정이 쉽지 않아 보여, 올해도 결산안 처리 법정기한(8월 31일)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국회가 2004년 ‘조기결산심사제도’를 도입한 이후 법정기한을 지킨 것은 2011년 단 한 번뿐이다. 국회 파행이 계속 된다면, 26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상반기 국정감사 또한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내실 있는 국감을 하겠다며 올해 처음으로 국정감사를 8월과 10월 두 차례로 나눠 시행하기로 했지만, 시작부터 부실국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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