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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블록 강화" 고개 드는 야권통합론

입력
2014.07.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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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식 야권연대론 한계 "당 대 당 통합해야" 목소리

야권이 7ㆍ30 재보선에서 참패하면서 선거 때마다 깜짝 이벤트식으로 이뤄지는 야권 연대의 시효가 만료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고,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이 단일화 바람에만 의지하다 보니 정당의 자생력을 잃게 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차라리 당 대 당 통합으로 야권 전체를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이번 서울 동작을 선거에서 개별 후보 차원에서 단일화를 성사시켰지만,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석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후보 단일화를 통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긴 했으나, 뒤늦은 단일화로 야권 지지층을 제대로 결집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가 지난 24일 전격 후보직을 사퇴했지만 투표 용지는 이미 21일 인쇄돼 사표도 적지 않게 나왔다.

더욱이 야권 지지층조차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단일화 이벤트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데다 단일화가 오히려 보수층 결집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도 많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3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 때마다 이뤄지는 단일화는 시효를 다했다고 본다”며 “야권 전체 큰 틀에서 야권 재정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내 코가 석자”라며 당 수습에 바쁜 상황이어서 당장 야권 통합 논의가 가시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돼 어수선한 새정치연합 측은 “지금은 자숙할 때”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야권 안팎에선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지리멸렬한 야권 세력을 규합한 대통합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통합 논의가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한길 안철수 체제에 비해 진보 색채가 강한 친노(친노무현)계, 486 의원 등 구주류 세력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야권 통합 논의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중도 노선을 키우는 것과 별개로 당내 을지로위원회를 고리로 정의당과 연대를 추진하면 진보 블록을 강화할 수 있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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