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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거물들의 몰락… 이름값 안먹혔다

입력
2014.07.3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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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경기 수원병(팔달)에 출마해 패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30일 밤 선거사무실에 나와 "제 부족함으로 여러분들에게 실망을 안겨 대단히 죄송하다"며 지지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7.30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경기 수원병(팔달)에 출마해 패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30일 밤 선거사무실에 나와 "제 부족함으로 여러분들에게 실망을 안겨 대단히 죄송하다"며 지지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7ㆍ30 재보선에서는 수도권에 출마한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피해가 컸다. 잠재적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이들마저 새누리당의 신인 정치인과 맞붙어 모두 맥없이 낙마하면서 야권의 2017년 대선 구도가 출렁일 전망이다.

경기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손학규 후보는 이번 패배로 ‘재보선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를 떼게 됐다. 지난 26년간 새누리당이 독점해 온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개표 초반 벌어진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손 후보는 경기지사를 지낸 이력 덕분에 수도권에서 재보선이 열릴 때마다 ‘차출 0순위’로 꼽혔다. 2011년 치러진 4ㆍ27 재보선에서는 최대 승부처로 여겨졌던 성남 분당을에 출마해 승리를 거뒀다. 이번에도 상대적으로 지지층이 두터운 수원 영통지역 출마 유혹을 뿌리치고 남경필 경기지사가 내리 5선을 한 수원 팔달에 출마해 달라는 당의 요구를 고심 끝에 받아들였지만 이번에는 그의 ‘마법’이 통하지 않았다.

경기 김포에서 패배한 김두관 후보는 오랜 지지기반인 경남을 떠나 야권의 ‘잠룡’으로서 수도권의 교두보를 확보하려 했다. 그러나 끝내 선거를 앞두고 투입된 ‘철새 정치인’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역 토박이’를 강조한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에 맞서 ‘큰 인물’을 내세웠지만 선거 초반 더블 스코어 가까이 벌어진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 후보는 시골마을 이장에서 시작해 군수, 장관, 도지사를 모두 지낸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이번까지 모두 4차례 ‘금배지’에 도전해 모두 실패하는 비운을 겪었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의 초라한 성적에 이어 잇따른 패배로 김 후보는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게 됐다.

여당에서는 영원한 ‘MB맨’으로 통하던 수원 정의 임태희 후보가 쓴잔을 마셨다. 임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줄곧 여론조사에서 리드를 지켰지만 야권 후보단일화 이후 정치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에게 덜미를 잡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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