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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 "정치적 명운 걸렸다"… 온종일 긴장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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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무성 대표 "정치 안정 위해 과반 절실"
새정치 김한길·안철수 대표 "집권세력 반드시 심판해야"
여야 지도부는 30일 ‘미니 총선’으로 치러진 7ㆍ30 재보선의 정치적 무게를 감안한 듯 온종일 긴장된 분위기였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향후 정국의 전반적인 흐름은 물론 여야 모두의 당내 권력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여야 지도부는 아침부터 투표 마감 직전까지 경쟁적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오전 최고ㆍ중진 연석회의에서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안정이 필수이며 이를 위해선 원내 과반의석 확보가 절실하다”면서 “기호 1번 후보들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재보선 실무를 총괄해온 윤상현 사무총장도 투표마감을 1시간여 앞두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유권자의 선택이 지역발전과 국가혁신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오후 10시30분께 여의도당사 상황실에 모여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세월호특별법에 반대하는 새누리당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선 가만히 있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촉구했고, 김한길 공동대표도 “집권세력이 정신차리도록 유권자들이 오늘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변화의 불씨를 당겨달라”고 호소했다.
재보선 실무책임자인 주승용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5석에다 1~2석 정도 더 얻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서울 동작을과 경기 김포에서의 승리 가능성을 점쳤다. 당 지도부는 오후 10시가 넘어서부터 국회 당 대표실에 마련된 상황실에 속속 모여들었다.
사실 여야 지도부의 향후 정치적 입지는 이번 재보선 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4일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쥔 지 보름여만에 시험대에 오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의 성공적인 안착 여부,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던 새정치연합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지속 여부 등이 모두 재보선 성적표에 달려 있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일단 과반의석 붕괴선인 3석 이하의 참패를 당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 15곳 중 9석 이상을 차지해 승리하면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당내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조만간 단행할 당직 인선을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이는 한편 당청관계를 수평적 협력관계로 바꾸는 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정 운영의 확실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차기 대권을 겨냥한 행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새누리당이 6석 이하를 차지할 경우 사실상 패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어 김무성 대표 체제의 조기 안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당장 친박주류가 김무성 대표에게 각을 세우지는 않겠지만, 당청관계 재조정이나 당직 인선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의 주도력은 일정한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선 국정의 중심 축이 당청에서 당정으로 옮아가면서 김무성 대표의 위상이 다소 약화할 수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갓 취임한데다 재보선 공천에 관여하지 않은 김무성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에 비해 새정치연합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은 재보선 성적표에 따라 정치적 명운이 달라질 공산이 크다. 이미 6ㆍ4 지방선거 무승부 당시 제기됐던 지도부 책임론이 한 차례 유예된 만큼 이번에 명백한 패배로 평가받는다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
새정치연합이 현상유지선인 5석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면 두 공동대표는 임기를 이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친노진영과 486 등 구주류 측이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과 조기 전대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초 세월호 참사와 잇단 인사 실패로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붕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과적으로 두 공동대표가 주도한 전략공천 파문으로 최악의 결과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신 수도권에서 절반(3석) 이상을 확보해 7~8석 정도의 어정쩡한 성적을 내게 되면 일단 현 지도부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지방선거ㆍ재보선 등의 일정 때문에 미뤄뒀던 조직 개편 및 당직 인선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공석인 지역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계파간 힘겨루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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