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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상처뿐인 영광...최저 투표율로 빛바랜 승전보

입력
2014.07.30 21:25
7·30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권은희(40) 후보가 30일 오후 광주 광산구 수완동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뉴시스
7·30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권은희(40) 후보가 30일 오후 광주 광산구 수완동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뉴시스

전국적 관심 지역인 광주 광산을 재보궐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40) 후보가 예상대로 당선됐다. 권 당선자는 개표 초반부터 선두를 지키며 60.6%의 표를 거둬가기는 했지만 22.3%라는 전국 최저 투표율로 빛이 바랬다. ‘광주의 딸’로 불리며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한 권 당선자이지만 낮은 투표율에 득표율마저 아주 높지는 않아 ‘이기고도 진 선거’라는 게 지역 정가의 평이다. 권 당선자가 놓친 나머지 표들은 통합진보당 장원섭 후보(26.4%), 새누리당 송환기 후보(7%) 등이 나눠가졌다.

투표율이 낮은 것은 전략공천에 따른 시민들의 반감이 상당한데다 권 당선자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 투표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결과다. 특히 권 당선자가 여권의 집중 표적이 되면서 갖은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 대한 경찰 수뇌부의 축소ㆍ은폐 압력을 폭로한 데 따른 ‘보상 공천’논란을 시작으로 석사학위 논문 표절, 변호사 시절 위증교사 의혹, 남편 재산 축소 신고 논란까지 이어졌다.

권 당선자는 20여일 남짓한 선거 기간 지역구 곳곳을 직접 발로 뛰며 주민들에 다가갔다. 그는 ‘국가를 정의롭게, 국민을 편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표밭을 누볐다. 그는 “불의에 묵인해야만 출세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광주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며 “피하지 않고 맞서는 것이 광주정신이라 배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광주에서 태어나 초ㆍ중ㆍ고교와 대학까지 나온 그는 “정의를 추구하는 광주정신은 권은희의 운명이 되었다“며 “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는 불의를 접한 뒤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었기에 정면으로 맞설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권 당선자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저를 믿어주시고 품어주셨다”며 “그 선택에 응답하는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치 경험이 전무한 사람으로서 여러분들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며“오직 정의의 한 길로, 진실이 가리키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 빚을 갚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회에 진출하면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 ▦4ㆍ16 세월호 특별법 제정 ▦새로운 ‘광주정치’ 시작을 약속했다. 지역 사업으로는 ▦광산구 신도심 일대에 범죄 없는 안심마을 조성 ▦수완종합체육관 건립 ▦호남고속도로 첨단 진출입로 확장 ▦첨단동과 수완동에 있는 방송국 송신소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권 당선자는 조대여고와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를 거쳐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역임했다. 2013년 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상과 리영희재단 리영희상, 참여연대 의인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올해 한국여성단체연합 성평등디딤돌상을 받았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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