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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뼈 추출 DNA 분석 냉동건조 후 지문채취 성공

입력
2014.07.22 20:00

전남 순천 매실밭에서 발견된 시신은 DNA 분석과 지문 감식을 통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유씨일 가능성을 배제한 경찰은 해당 변사체 감정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아 40일이나 걸렸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12일 변사체가 발견된 이튿날 부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지문 채취에 실패했고, 곧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 분원에 DNA 검사를 의뢰했다. 국과수는 경찰이 지난 5월 순천 송치재에서 채취한 체액과 6월 검찰이 금수원을 압수수색할 때 채취한 유씨 DNA 시료와 비교하고, 감정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유씨의 형 병일씨의 DNA와도 대조한 결과 21일 유씨 신원을 확인했다.

통상 국과수의 DNA 분석에는 10~20일이 걸리지만 이번엔 이보다 훨씬 오랜 40일만에야 결과를 얻었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가 80% 이상 진행돼 엉덩이 뼈를 잘라 분석해야 했다고 해명했지만 일반 변사체로 여겨 후순위로 밀린 탓으로 보인다.

경찰은 22일 새벽 지문 감식에 성공하면서 유씨 신원을 확정했다. 경찰은 부검 당시부터 건조 상태가 양호한 왼쪽 손가락 5개의 지문을 떠 지난달 18일과 22일, 두 차례 감식했지만 지문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사체가 유씨로 추정된다는 국과수의 통보를 받은 뒤 다시 냉동된 사체를 꺼내 10개 손가락 전체의 감식을 시도했고, 오른손 검지손가락에서 작은 융선(지문 곡선)이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당초 상태가 좋지 않았던 오른손이 시간이 지나면서 건조가 진행돼 극적으로 지문을 채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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