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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전 변사체가 유병언' 급보에 검경 아연실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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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전 변사체가 유병언' 급보에 검경 아연실색
국과수 'DNA 일치' 통보에 확인하느라 한밤 초비상
"40일 전에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알고 보니 유병언이었다."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도 불구하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붙잡지 못해 최근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검거 작전 '2라운드'를 준비 중이던 검찰과 경찰은 21일 밤 갑작스러운 보고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 근처 매실 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유씨가 거의 확실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보고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들어온 것이다.
때마침 유병언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발부 받아 다시 검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당장 변사체 발견 신고를 접수하고 초동수사를 한 경찰은 비상이 걸렸다.
국과수의 통보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 시신은 평범한 신원미상 변사체로 간주돼 사인 분석 등 정밀 감식이 이뤄지지 않은 채 순천장례식장 냉동실에서 한 달 넘도록 '방치'돼 왔기 때문이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21일 오후 11시가 넘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긴급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보고 내용을 검토했다. 주요 국장, 과장은 물론 일반 직원들도 거의 밤을 새웠다.
본격적인 '변사체 재수사'에 들어간 지 수 시간 만에 그동안 간과했던 중요한 내용이 쏟아져 나오자 경찰은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시신과 함께 발견된 유류품에 유씨가 즐겨 먹었다는 스쿠알렌 병이 발견됐고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는 유씨가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했다는 등의 보고가 뒤늦게 속속 올라왔다.
부랴부랴 순천에 급파된 경찰은 시신의 지문 채취 작업에 들어가 22일 오전 1시 20분 오른쪽 집게손가락 지문이 유씨의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그동안 세 차례 시신의 지문을 읽으려 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 유전자 조사 결과가 나오자 자체 확보해 놓은 유씨 지문 정보와 일대일로 대조하고서야 지문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시신의 오른손은 몸통에 깔려 짓눌린 상태여서 지문을 뜨는 것이 여의치 않았고, 이 때문에 왼손 지문에 매달리면서 오른손은 손가락을 말리는 온열처리를 하며 지문을 채취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왔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마침 이 시신이 유씨일 것이라는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와 유씨 지문 정보와 오른손 지문을 대조해보니 유씨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고 급기야 경찰청은 이날 수사 지휘의 책임을 물어 우형호 순천서장과 담당 형사과장을 전격 경질했다.
검찰도 당혹감 속에 긴박하게 움직였다.
검찰 또한 경찰로부터 이와 같은 내용을 전달받기 전에는 유씨가 죽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소식을 듣자마자 국과수 관계자들을 직접 현장에 급파해 시신 상태를 확인하며 부산하게 움직였다.
대검찰청과 법무부 역시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시신이 유씨인지 여부를 서둘러 확인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기에 경찰이 유씨 시신을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대검 관계자는 "유씨가 정말 죽었다면 그동안 측근들이 왜 이렇게 바삐 움직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진작 사망했는데 검찰은 최근까지도 구원파 조력자들이 뭔가 일을 꾸미는 듯한 행동을 계속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과 경찰이 유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과수에서 언제 이 내용을 전달받았느냐는 질문에 직접 휴대전화를 꺼내 보며 "21일 오후 7시 30분"이라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21일 오후 6시가 넘어 퇴근 무렵에 경찰로부터 관련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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