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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서 유병언 의심 사체 발견…경찰 "유씨로 추정"

입력
2014.07.22 01:44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발부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 민원실 입구에 유 전 회장과 아들 대균 씨의 수배전단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발부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 민원실 입구에 유 전 회장과 아들 대균 씨의 수배전단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검찰 수사를 피해 달아난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의심되는 사체가 발견됐다.

22일 검경에 따르면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2일께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 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된 남성의 시신을 한 구 발견했다. 시신 주변에는 소주병과 막걸리병 등이 흩어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무연고자로 보고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DNA 분석을 의뢰했고 그 결과 유씨의 친형 병일(75·구속기소)씨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경찰 관계자는 "순천에서 변사체를 발견해서 DNA 검사를 해보니 유씨 형과 상당 부분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확한 사항을 좀 더 파악해야겠지만 유씨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변사체의 DNA가 형 병일씨와 일치한다면 이는 형제 등 가족관계에 있는 사람, 즉 유씨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씨 형제 중 형 병일씨와 동생 병호(62)씨는 이미 검찰에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게다가 변사체가 유씨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송치재 휴게소에서 불과 2.5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는 점도 유씨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경찰에 따르면 변사체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할 수 없는 백골상태였고 발견 직후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보관해왔다. 시신을 한달 간 보관했던 장례식장 관계자가 21일 ‘시신 발견 장소가 송치재 인근이니 혹시 유병언일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경찰이 유씨의 형 DNA와 대조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시신이 처음 발견된 곳은 유씨가 은신해있던 순천 별장과 10분 거리이다.

인천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유씨 추정 변사체 발견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5월 16일 유씨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불응하자 별도 대면조사 없이 바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씨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도 나오지 않자 검찰은 검거반을 편성해 유씨를 추적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 이미 도피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사흘 뒤인 4월 19일 장남 대균(44)씨의 프랑스 출국 시도가 좌절되자 금수원에서 대균씨,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여신도인 ‘신엄마’ 신명희(64·구속기소)씨 등과 도피 대책회의를 열었다. 유씨는 4월 23일 압수수색 직전 금수원을 빠져 나왔고, 변호인을 통해 전 재산을 내놓고 검찰이 부르면 언제든 출석하겠다고 밝힌 뒤 구원파 신도 한모(49·구속 기소)씨 자택에 은신했다. 또 5월 3일 이재옥(49·구속 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으로 이동, 25일 밤 검찰이 덮치기 직전까지 숨어 지냈다. 그러나 유씨는 이후 두 달 넘게 종적을 감춘 상태였다.

검찰은 21일 유씨의 구속영장을 반납한 뒤 유효기간 6개월의 구속영장을 재발부 받았다.

순천=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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